로제타호 탐사로봇 필래, 항해 10년 만에 ‘67P 혜성’ 착륙
‘어린이 과학 형사대 CSI’ 글:고희정 그림:서용남 가나출판사
○ 태양과 태양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태양계에 속한 행성 중 하나죠. 태양계에는 태양과 태양의 중력장 안에 있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모두 8개의 행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약 160개의 위성과 수많은 소행성, 혜성, 유성과 운석, 옅은 구름을 이루고 있는 행성 간 물질 등이 모여 있습니다.
○ 행성에서 퇴출된 ‘명왕성’
행성이 되기 위해서는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정한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먼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태양계 천체여야 한다는 겁니다. 또 충분한 질량을 가지고 자체 중력으로 구형에 가까운 형태를 유지해야 됩니다. 세 번째 기준은 주변 궤도의 천체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해야 합니다.
명왕성은 1930년 발견 이후 태양계의 9번째 행성이었습니다. 하지만 발견 당시부터 자격 부족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이유는 표면이 암석으로 이뤄진 ‘지구형’ 행성과 가스층으로 덮인 ‘목성형’ 행성과 달리 명왕성은 대부분이 얼음으로 이뤄져 행성으로 보기엔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2003년 비슷한 공전궤도에서 명왕성보다 지름이 큰 ‘제나’라 불리는 ‘2003UB313’이 발견되면서 명왕성이 과연 행성으로서의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졌습니다. 결국 명왕성은 행성의 자격을 잃어버리고 ‘왜소행성 134340’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혜성은 가스 상태의 빛나는 긴 꼬리를 끌고 태양을 초점으로 운행하는 천체를 말합니다. 16세기 덴마크의 천문학자 튀코 브라헤가 혜성이 지구 대기상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닌 천체의 일종임을 밝혀낸 뒤 영국의 천문학자 핼리가 혜성이 태양계의 구성원임을 입증했습니다. 혜성은 핵, 코마, 꼬리 부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대부분은 15km 이하의 크기인 핵을 가지고, 약 150만 km의 핵을 둘러싼 먼지와 가스인 코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혜성의 핵은 먼지와 얼음이 섞여 있는데, 주로 탄소 수소 산소 질소로 이뤄졌으며 나트륨 규소 황 마그네슘 철 등의 무거운 원소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함량은 태양의 형성 당시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초기 구성 성분과 거의 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혜성이 태양에 가까이 가면 핵 표면에서는 드라이아이스 암모니아 얼음의 순으로 증발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기체가 발생할 때 먼지도 함께 방출되는데, 이 기체와 먼지로 이루어진 혜성의 대기를 코마라고 합니다. 또 꼬리는 혜성이 태양 가까이에 가면 코마의 물질이 태양 빛과 태양에서 날아오는 입자에 의해 뒤로 밀려 나가면서 생기는 것입니다.
혜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이번에 혜성탐사선 로제타호가 조사한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는 1969년 처음 발견됐습니다. 발견한 과학자, 추류모프와 게라시멘코의 이름이 붙여졌고, 숫자 67은 주기 혜성 목록 중 67번째로 등록됐다는 뜻입니다. 또 P는 공전 주기가 200년에 못 미치는 ‘단주기 혜성’이라는 의미입니다. 두 개의 바위가 붙어 있는 듯한 특이한 모습을 가진 혜성으로 ‘우주 오리(Space Duck)’라는 별칭이 붙어 있습니다.
로제타호는 혜성의 구성 물질을 연구하기 위해 2004년 3월에 발사된 후, 10년 8개월 동안 65억 km를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달 12일 오후 4시 3분, 탐사로봇 ‘필래’를 혜성 표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고, 필래에 탑재된 가스분석기 코사크(COSAC)가 혜성 대기에서 유기분자를 탐지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