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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호텔 클럽 ‘밤문화’ 관리하겠다는 서울 강남구

입력 | 2014-11-25 03:00:00

‘건전업소’ 10곳 지정해 홍보 등 지원




“건전하게 명품 자랑만 하고 헤어지는 클럽이라고 ‘명품건전클럽’인가요?”

24일 국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명품클럽’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날 서울 강남구가 “관내 클럽의 ‘명품화’를 추진하겠다”며 자체적으로 지역 내 10곳의 시범 명품건전클럽을 선정해 발표한 뒤부터다. 강남구가 발표한 명품건전클럽은 청담동(디엘루이 더엔서)과 신사동(신드롬), 삼성동(뱅가드), 역삼동(디에이홀 베이스), 논현동(옥타곤 아레나 큐빅 줄리아나) 등 강남 각지에 분포해 있다. 한 누리꾼은 “○○○클럽이 건전 클럽이라니, 내가 ‘건전’이라는 단어 뜻을 몰랐던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애초에 강남구가 명품건전클럽을 지정한 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건전한 클럽문화 조성이라는 두 가지 이유에서다. 특히 ‘관광객 유치’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남구는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강남을 찾을 때 의료관광에 집중됐다”며 “강북의 홍대 앞이나 이태원 등지보다 클럽 방문 비율이 낮아 이를 육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클럽 선정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강남구는 지역 내 클럽 사업자들의 추천을 받아 ‘건전클럽’을 선정했다. 평가를 받고 선정 대상이 되어야 할 클럽들이 자천한 셈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그동안 미성년자 고용 사례로 적발되거나 성매매 알선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곳은 제외했다”고 말했다. 자체적으로 건전클럽을 선정한 이후 현장을 다녀온 구청 관계자는 “직접 찾아가 본 결과 문란하지 않아 보였다”며 ‘육안’ 판정 결과를 전했다. 하지만 강남구가 선정한 10곳의 클럽 중 일부는 남녀가 질펀하게 술 파티를 벌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클럽들을 선정한 강남구는 사후 관리대책도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 강남구는 26일 논현동 뉴힐탑호텔에서 명품건전클럽 현판식을 연 이후 논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강남구는 민간 사업장인 클럽을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기 힘든 만큼 자율적으로 건전 영업을 유도할 방침이다.

명품건전클럽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의 한 클럽을 찾았다가 가방을 도난당한 이모 씨(25·여)는 “남녀의 일회성 만남 외에 사소한 도난 사건 등도 많이 일어나는 클럽을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 궁금하다”며 “‘건전한 클럽’이라는 명칭 자체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명품건전클럽에 선정된 한 클럽에서 일하는 매니저 A 씨(27)는 “제대로 관리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반가운 사업”이라고 클럽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는 앞으로 외국인 대상 관광가이드 책자에 명품건전클럽 10곳을 소개하거나 할인해 주는 ‘클럽데이’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홍보를 시작하기로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