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윤 “黨해산땐 다시 만들면 돼”… 헌재결정 승복 거부로 비칠수도 黨 “돌출발언” 해명 진정성 의심
손영일·정치부
오 원내대표의 발언은 헌재가 통진당을 ‘대한민국 헌법체계와 배치되는 위헌(違憲) 정당’이라고 판단해 해산을 결정하더라도 문제될 것 없다는 얘기다. 해산 결정이 나와도 또 다른 정당을 만들면 된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헌재의 해산 결정이 나오면 해산 정당의 명칭은 물론이고 그 강령 또는 기본정책과 동일 혹은 유사한 것으로 창당하지 못한다. 결국 오 원내대표의 발언은 그런 명문 규정에 불복하겠다는 ‘위법 선동’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이날 오후 5시 45분경 통진당이 당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원내대표 발언록에는 해당 발언이 삭제됐다. 통진당 관계자는 “원고 없이 이뤄진 발언일 뿐”이라며 “헌재 결정을 따르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헌재 결정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까 봐 ‘마사지’를 한 것 아니냐”라고 해석했다.
이날 행사장엔 태극기가 걸리지 않았다.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란 이석기 의원의 주장처럼 행사장에선 애국가도 불리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당은 대한민국의 법체계, 상식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 국민이 있을까. 헌재는 예상되는 모든 쟁점에 대해 냉철하고 치밀한 법리로 통진당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