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시켜서가 아닌, 왜 해야 하는지 알고 하는 훈련은 다르다. 김기태 감독이 이끄는 KIA가 훈련 분위기부터 달라졌다. KIA 선수들이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에서 열리는 마무리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집중력 있는 훈련후엔 휴식…선수들 의지 쑥쑥
미야자키에서의 KIA와 광주에서의 KIA는 하늘과 땅 차이 였다. KIA 허영택 단장은 22일 일본 미야자키 휴가시 KIA 마무리캠프지에서 “야구장 곁에 있으면 나도 차렷 자세를 하게 된다”며 빙그레 웃었다.
감독이 바뀌면 팀이 바뀐다. 사령탑이 바뀌었는데 팀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면 그 역할에 이미 문제가 있는 셈이다. 김기태 감독이 팀을 맡은 KIA에는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너무나 많은 새로운 변화에 선수들도 놀라고 프런트도 놀라고 있다.
22일에는 점심시간 직전 김 감독이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오후에는 전원 휴식!”이라고 말하자 흙투성이 선수들이 믿어야 할 지 말아야 할지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었다. 김 감독이 “진짜다!”라고 말하자 그제야 모두 신나게 짐을 챙겼다.
과거 KIA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장면들이다. 분위기가 이러니 다들 알아서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이 뭉쳐지고 있다.
선수들은 신이 나서 훈련하지만 야구에 대한 예의는 엄격하다. 그라운드에서 삐딱한 자세나 나태한 모습은 용납되지 않는다. 수비 훈련의 속도는 빠르다. 타격 때 스윙은 전광석화 같다. 훈련 때 그라운드엔 높은 집중력과 진지함이 가득하다. 프런트들도 새로운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그라운드 곁에 있을 때는 모두 정자세로 서있다. 잡담도 피한다.
김기태 감독은 여전히 미소가 한 가득이지만 눈빛은 강렬하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힘이 느껴진다. 집중도 높은 훈련을 잘 따라와 주고 있다. 생각하는 야구를 강조한다. 하루 일정이 끝나면 선정되는 ‘창의력 1등’상도 주고 있다”며 “즐겁게, 그리고 스스로 더 열심히 훈련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드는게 감독의 일이다”고 말했다.
미야자키 휴가(일본)|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