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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 합격선, 5~8점 올라갈듯”

입력 | 2014-11-17 03:00:00

[‘물수능’ 후폭풍]8개 입시기관 가채점 데이터 분석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변별력을 잃은 ‘물수능’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한 입시업체의 입시설명회에 수험생과 학부모 5000여 명이 몰렸다. 강당 1, 2층을 채운 사람들이 입시전문가의 설명에 긴장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첫 주말인 15, 16일은 각종 입시설명회와 일부 대학의 수시모집 논술이 진행돼 북새통을 이뤘다. 올해 수능은 변별력이 사라지면서 ‘최악의 물수능’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터라 설명회를 찾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자연계 학과의 정시모집 합격선이 대폭 치솟을 것으로 예측되자 수험생들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 자연계 정시 합격선, 5∼8점 치솟아

8개 대형 입시기관들이 가채점 데이터를 분석해 상위권 대학 주요 학과들의 정시 합격선을 400점 만점 기준으로 예측했다. 자연계는 지난해에 비해 5점 이상 높게 형성됐다. 수학 B형이 너무 쉬워 자연계 수험생들의 원점수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의예과의 예상 합격점수는 서울대 395∼400점, 연세대 394∼400점, 성균관대 392∼400점, 고려대 392∼397점으로 나왔다. 나머지 서울 소재 의대들도 최소 391점 이상은 돼야 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인문계 학과들의 합격선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인문계 수험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 B형이 어렵게 출제되고 수학 A형도 B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별력이 있기 때문이다. 경영대의 예상 합격점수는 서울대 393∼395점, 연세대 391∼394점, 고려대 390∼393점으로 예측됐다.

○ 재학생은 수시 고민, 재수생은 정시 걱정


입시설명회를 찾은 수험생들은 “시험을 잘 봤는데도 잘 봤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모의평가보다 원점수는 올랐지만 표준점수 및 등급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고3 수험생들은 속칭 ‘수시 납치’를 우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수시납치란 수능 이전에 지원해놓은 수시에 비해 정시에서 더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을 것 같은데도 수시 대학별고사에 응시해 합격해 버리는 것을 말한다. 15일 서울 강남구 진선여고에서 열린 하늘교육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김모 군(서울 숭문고 3학년)은 “수시에서 중앙대에 지원해 놨는데 오늘 설명을 들으니 국어 B형을 잘 본 덕분에 정시에서 고려대나 연세대에 합격 가능할 것 같다”면서 “수시 면접을 포기해야 할지 너무 고민된다”고 말했다.

재수생들은 ‘정시 인플레’에 대한 공포가 컸다. 원점수를 높게 받은 수험생들이 정시에 상향지원할 경우 예상외로 표준점수 합격선마저 오를까 우려하는 분위기였다. 15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메가스터디 입시설명회를 찾은 재수생 강보성 군은 “수시는 한 곳도 지원하지 않았는데 물수능이라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차라리 상향 지원” 조언


입시 전문가들은 물수능으로 인한 입시 혼란을 지적하면서 차라리 상향 지원을 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인문계는 수시에서 미충원 인원이 대거 발생할 수 있고, 자연계는 의대 정원 급증에 따른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인문계 최상위권 대학의 수시모집 규모가 6500명 정도인데 원점수 374점 이상을 받는 합격 가능 수험생은 6000명 정도로 예상된다”면서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늘어나는 만큼 국어 B형을 잘 봤다면 상향 지원하라”고 조언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자연계 고득점자들은 물수능 불안감 때문에 수시모집에 매달리거나, 정시로 넘어가면 의대에 쏠릴 가능성이 있어서 변수가 매우 많다”면서 “최상위권 대학의 비(非)의학계열 학과는 의외로 커트라인이 폭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희균 foryou@donga.com·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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