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 시상
제4회 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에서 입상한 고등부 본선 진출 15개팀. 걷기 어려운 노인이나 시각장애인들이 더욱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발명품이 선보였다. 대한기계학회 제공
쓸모없는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요금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서울대팀의 발명품. 팀원 중 한 명이 ‘냉·온장고’의 작동을 시연하자 지켜보던 관객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이 팀의 이정욱 씨는 “편의점이나 약국에서 냉장고 따로, 온장고 따로 쓰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위 칸에는 따뜻한 음료, 아래 칸에는 차가운 음료를 함께 넣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회 전국학생설계경진대회에서는 본선에 진출한 고등부 15팀, 대학부 15팀 등 총 30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대한기계학회가 주최하고 미래창조과학부 경암교육문화재단 동아일보가 후원했다. 장애인, 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의 생활에 도움을 주거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발명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아이디어의 참신성과 설계방법, 경제성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서울대의 냉·온장고 시스템(대학부)과 송내고의 ‘신체적 약자를 위한 전자동 목욕장치’(고등부)가 각각 대상을 탔다. 금상에는 한국기술교육대의 ‘전기에너지 회수 시스템을 적용한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대학부)와 상동고·송내고 연합팀의 ‘장애인을 위한 쇼핑카트’(고등부)가 선정됐다.
특히 고등부의 경쟁이 치열했다. 한 심사위원은 “현장 발표 열기도 뜨거웠고 모든 작품이 기발해 수상작의 순위를 정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고등부 금상을 탄 ‘장애인을 위한 쇼핑카트’의 경우 대상 작품과의 차이가 아주 적었다는 후문이다. 이 작품에 대해 발표한 상동고의 김지수 양은 “전국에 대형마트가 400개가 넘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을 위한 카트는 없어 발명하게 됐다.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물건을 골라 담을 수 있도록 카트를 개조했다”고 말했다.
전북기계공고팀이 선보인 새로운 점자기기는 동상을 수상했지만 대상 못지않은 호평을 받았다. 박의성 군은 “점자로 ‘학교’를 표현하려면 ‘ㅎ-ㅏ-ㄱ-ㄱ-ㅛ’ 순서대로 표기해야 한다. 종이도 많이 필요하고 불편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네모 상자 위에 놓인 가로 세로 3cm가량의 인식판에 집게손가락을 대고 있으면 점자가 한 글자씩 나타나도록 했다. 시각장애인이 쉽게 글자를 읽을 수 있고, 자원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 제4회 학생설계경진대회 수상자 명단
광주=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