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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온라인서점, 오프라인 속속 진출… ON->OFF

입력 | 2014-10-29 03:00:00

동네서점 희미한 불마저 꺼뜨릴 위기




《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30일 오프라인 매장을 낸다. 위치는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지하 1층 개표구 앞. 경쟁사인 교보문고 강남점 바로 코앞이다.
예스24 측은 이곳을 자사 전자책(e북) 단말기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한편 전자책을 종이책으로도 500권가량 비치해 판매할 예정이다. 예스24 관계자는 “아마존닷컴도 뉴욕 맨해튼에 오프라인 매장을 낼 예정”이라며 “온라인 서점도 오프라인 거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인터넷 서점 인터파크가 10일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 지하 복합문화시설에 문을 연 도서 대여점 ‘북파크’를 찾은 여성이 책을 펼쳐보고 있다. 명목은 도서 대여점이지만 사실상 신간을 즉석에서 살 수 있어 서점과 같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ON-OFF… 온라인 서점들, 오프라인 진출 왜?

인터넷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인터파크도 10일 서울 중구 명동 가톨릭회관 지하 복합문화시설에 도서 대여점 ‘북파크’를 열었다. 424.8m²(약 129평)에 책 2만여 권과 음반이 구비돼 있고 카페테리아도 있어 대형 오프라인 서점을 축소한 느낌이 든다. 인터파크 회원은 이곳에서 새 책을 2000원가량에 빌릴 수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이미 2011년부터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열기 시작해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애초에 오프라인에서 출발한 교보문고를 포함해 온라인 서점 ‘빅4’가 모두 온·오프라인 매장을 갖추게 됐다.

온라인 서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이유는 ‘상징성’ 때문이다. 예스24의 윤미화 마케팅팀 대리는 “오프라인 매장의 필요성은 수익성보다는 마케팅 측면이 더 크다”며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이벤트 장소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측도 “온라인만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오프라인 서점을 갖고 있는 것 자체로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21일 시행되는 도서정가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 도서정가제가 도입되면 신간 구간 모두 할인율이 15%로 제한된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온라인 서점의 가장 큰 장점인 다양한 할인 제공을 할 수 없게 되자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는 것”이라며 “예스24가 지난달 교육 출판사인 두산동아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 대형 서점의 ‘꼼수 매장’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동네 서점

문제는 대형 온라인 서점의 오프라인 진출로 동네 중소 서점의 피해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전국 서점 수는 지난해 2331개로, 2011년 2577개에서 10%(246개)가량 감소했다. 이 중 면적 165m²(약 50평) 미만의 소형 서점이 237개(96.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성미희 연합회 총괄실장은 “가뜩이나 힘든데 대형 온라인 서점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 동네 서점들은 죽을 수밖에 없다”며 “알라딘이 오프라인에 진출한 후 대전시내 중고 서점이 30여 곳에서 15곳으로, 서울 을지로 평화시장 일대 중고 서점도 100곳 이상에서 50곳 이하로 절반 이상 사라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서점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서점이 아닌 도서 대여점이나 체험관 등의 형태로 개설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동반성장위원회가 서점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포함시켜 대형 서점이 신규 진입을 하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간 판매도 이루어지는 사실상 서점 역할을 하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인터파크 도서 대여점 ‘북파크’를 방문해 책을 고르자 카운터 점원은 “대여 말고 구매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주문을 현장의 단말기를 통해 온라인 서점에서 하되 현장에서 결제하고 책을 즉시 받는 방식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측은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진출 제한에 위배되는 편법 행위”라며 “이를 문제 삼겠다고 인터파크에 최근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