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진영.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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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주장 이진영(34)은 최근 부쩍 한 명의 이름을 많이 꺼낸다. NC와 맞붙었던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마치 자신의 영웅담인양 수차례 그의 이름을 화제로 삼았다. 특유의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동기를 칭찬하는데 바빴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은 LG 포수 최경철(34)의 굴곡 있는 인생사를 알기에 더욱 그랬다.
최경철은 준PO가 낳은 최고의 스타였다. 3승1패로 플레이오프(PO) 행 열차를 탄 4경기에서 무려 0.533(15타수8안타)의 타율을 기록했다. 1차전에선 3-0으로 앞선 1회 승부의 쐐기를 박는 3점홈런을 터뜨렸고, 2차례 도루를 막아냈다. 시리즈 내내 바빴다. 치고 달리고, 던지고 사인을 냈다.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였고, 준PO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이진영은 “최포수에서 최스타가 된 우리 경철이를 끝까지 응원해 달라”고 웃으며 남다른 동기사랑을 드러냈다.
프로 12년차. 숫자만큼 오랜 경력이지만 까놓고 보면 1군에서 뛴 시간은 많지 않다. ‘동갑내기’ 이진영이 1999년 쌍방울에 입단해 이듬해부터 주전을 잡았지만 최경철은 2군을 전전했다. 2004년 SK에 입단하며 팀의 대들보로 성장한 이진영과 한솥밥을 먹었지만 그뿐이었다. 둘의 위상은 천지차이였다. 이진영은 한국을 대표하는 우익수로 성장했지만 최경철은 1군보다 2군생활이 길었다. 오랜 무명의 시간을 돌고 돌아 마침내 둘은 올 시즌 첫 동반 풀타임으로 1군에서 함께 생활한다. 최경철이 안방을 차지하면서부터다. 이진영은 친구의 어려움을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봤고, 마음속 깊이 응원했다. 최경철도 이진영에게 조언을 구하며 ‘늦깎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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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