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도 이하 기온, 연간 17일 지속되면 생존 불가'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종인 남미 산 '괴물 쥐' 뉴트리아의 생존 한계 기온이 밝혀졌다. 연간 최대 '반경 49.1㎞'에 이를 정도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던 뉴트리아 서식지가 6년 넘게 낙동강 중류 이북으로 북상하지 못한 원인이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3일 본보가 입수한 부산대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팀의 '낙동강 중·하류 일대의 뉴트리아 분포, 확산 및 서식처 선호성' 문건에 따르면 전국 8000~1만 마리로 추산되는 뉴트리아 개체 수 중 98% 정도는 낙동강에 서식하고 남한강, 섬진강, 금강, 제주 등지에 흩어져 있는 상태다.
이에 연구팀이 뉴트리아 서식지와 주변의 기온을 분석한 결과 뉴트리아가 없는 지역에서는 공통적으로 겨울철마다 영하 4도 이하 기온이 연간 17일 이상 지속됐다. 주 교수는 "충북 충주호에서도 뉴트리아가 관찰됐지만 수년 간 연속해서 보이진 않았다"며 "현재는 경북 왜관을 뉴트리아 생존 북방한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국내 뉴트리아의 서식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주 교수는 "최근 한반도 평균기온이 매년 0.1도 정도 상승하고 있다"며 "과거 '쥐잡기 운동'처럼 체계적인 퇴치 노력이 없다면 낙동강 수계 전역으로 뉴트리아 서식지가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