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일반계 고교평가]<上>서울지역 순위변동 분석해보니 동아리-봉사활동 ‘비교과’ 강화로… 영동高 17→7위 등 남고 경쟁력↑ 진보교육감 지원 받는 혁신학교… 8곳 중 5곳 교육여건 되레 뒷걸음질
그동안 열세를 보이던 서울지역 남고들이 이번 조사에서는 상위권으로 약진했다. 동아리와 방과후수업을 통해 남학생 특유의 적극성을 끌어낸 것이 비결로 보인다. 올해 고교평가에서 처음으로 8위에 오른 서울 노원구 서라벌고 학생들이 방과 후 독서캠프에 참여했다. 서라벌고 제공
○ 서울 톱10 고교, 남고-여고 비율 역전
올해도 1위는 여고(숙명여고)가 차지했지만 최상위 10개 학교에 여고가 4곳, 남고가 6곳 이름을 올리는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강서고(3위), 보성고(4위), 영동고(7위), 서라벌고(8위), 단국대사범대부속고(9위), 대진고(10위) 등 남고는 여고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드러내며 선전했다. 평가 이래 서울에서 남고가 여고보다 ‘톱10’에 더 많이 든 것은 처음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강화가 남고 경쟁력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7위에서 올해 7위로 뛴 영동고의 양재웅 교감은 “남학생은 여학생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반대로 적극성이 강하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 등에서는 강점을 드러낸다”면서 “이런 장점을 살려주는 방향으로 교육 방향을 잡고 자율동아리를 늘렸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전 3년간의 평가에서 20위권에 머물다가 8위로 뛴 서라벌고도 동아리 활동과 방과 후 프로그램 부분에서 만점을 받으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서라벌고는 지난해부터 토론을 주요 활동으로 하는 독서 동아리를 강화했다. 방과후수업에서도 학생 3명이 스터디 그룹을 이루는 ‘한무릎 공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라벌고 이미영 교감은 “남학생들은 모여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교류가 많고 유대가 끈끈하다”며 “성적이 좋은 학생과 나쁜 학생이 어우러지는 일에도 여학생들보다는 거부감이 적다는 점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추가 지원금을 받는다. 초기에는 학교당 매년 1억4000만 원 정도였던 것이 과하다는 비판을 거쳐 7000만 원 선으로 줄었다. 조 교육감은 혁신학교 확대 방침을 밝히며 학교당 약 1억 원씩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지원금 정책에도 불구하고 혁신학교 8곳 중 5곳은 오히려 교육여건 순위가 하락했다. 배화여고는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90위로 떨어졌다. 영등포여고는 40위에서 78위, 금옥여고는 25위에서 162위로 떨어졌다.
교육여건을 평가하기 위해 조사한 항목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학업중단율 △학교폭력 피해학생 수 △방과 후 프로그램 수 △동아리 활동 수 △시설 및 재정 등이다. 혁신학교 정책이 계속 동력을 얻으려면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nabi@donga.com·임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