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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위안부’는 제쳐놓고 ‘납북자’ 협의

입력 | 2014-10-22 03:00:00

[中-日 ‘한반도 외교전’]외무성 담당국장 이르면 27일 방북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일 여야 의원과 각료로 구성된 연락협의회를 열고 “끈기 있게 (납북자) 협상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르면 27일경 방북이 성사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문제는 이하라 국장이 한일 위안부 국장급 협의의 일본 측 수석대표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10월로 예정된 한국과의 협의는 내버려둔 채 북한과의 협상에 매달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일본은 이번 파견 결정에 앞서 한국 정부의 양해도 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1일 한일 차관급 전략대화 이후 일본이 20일까지 북한과 납북자 교섭 진척에 대해 설명해 온 게 없다”고 말했다.

이하라 국장의 평양 파견은 납북자 문제 협의에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다. 당초 북-일은 7월 ‘늦은 여름 또는 이른 가을’에 1차 재조사 결과를 통보하기로 했지만 재조사 범위, 시기 등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일은 양국 관계 진전의 최대 걸림돌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4월 국장급 협의를 시작했다.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이하라 국장이 수석대표를 맡는 회의는 매월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일본이 고노 담화 검증작업을 벌이는 바람에 6월 무산됐고 8월에는 상호 외교 일정이 맞지 않아 열리지 못했다. 11월에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아세안+3 정상회의 등 외교 일정이 많아 ‘매월 개최’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더 이상 위안부 해법을 내놓기 어렵다’는 태도를 굳히면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동력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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