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8강 주전중 8명 선발 출전 화려한 개인기-조직력 앞세워 3골 슈틸리케호 1-3 졌지만 값진 경험
이동국 동점골 넣었지만… 이동국(오른쪽)이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0-1로 뒤지던 전반 45분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을 가졌다. 10일 파라과이와의 평가전(2-0·승)에 이은 슈틸리케 감독의 두 번째 평가전이다.
코스타리카는 파라과이와는 수준이 다른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코스타리카는 15위로 파라과이(60위), 한국(63위)보다 훨씬 높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우루과이(3-1·승), 이탈리아(1-0·승) 등 강팀들을 꺾고 8강까지 진출했다.
이날 코스타리카는 월드컵에서의 돌풍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줬다. 대표팀이 공을 잡으면 2명 이상의 선수가 압박 수비를 펼치며 패스할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화려한 개인기에 잘 짜인 조직력은 분명 대표팀보다 한 수 위였다.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팽팽한 승부를 벌이던 대표팀은 먼저 골을 허용했다. 전반 38분 골문 앞에서 루이스가 머리로 떨어뜨려 준 공을 보르헤스가 그대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팀도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46분 손흥민(레버쿠젠)의 오른쪽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이동국(전북)이 오른발 끝으로 방향을 살짝 바꿔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후반 2분 선제골의 주인공 보르헤스가 골을 넣으며 다시 앞서나갔다.
대표팀은 후반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전진 배치 등 선수들의 포지션을 바꾸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코스타리카의 압박 수비에서 벗어나면서 동시에 골을 노리기 위한 공격적인 카드였다. 하지만 후반 32분 다시 골을 허용하는 등 코스타리카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만 했다.
1-3으로 졌지만 대표팀은 한 수 위의 실력을 갖춘 팀을 상대로 팽팽한 경기를 펼쳐보였다. 파라과이전에서 보여줬던 빠른 템포의 공격도 여전했고, 상황에 따른 유기적인 전술 변화도 돋보였다. 두 차례의 평가전일 뿐이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가져온 한국 축구의 변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