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강정호.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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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항전은 사생결단의 한 판이 벌어진다. 선수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절대 질 수 없다’는 각오로 사력을 다해 뛴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면 ‘야구’라는 공통분모로 국경을 뛰어넘는 우정을 키워 나간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만난 강정호(27·넥센)와 천관위(24·요코하마)도 그랬다. 강정호는 24일 대만전에서 1회 승부를 결정짓는 3점홈런을 쳐냈다. 결과는 한국의 10-0, 8회 콜드게임 승. 결승전에서 한국을 만나야하는 대만으로서는 내상이 컸다.
천관위는 한국에 대패했지만 믹스트존에서 강정호를 보자마자 머리를 헝클어트리는 장난을 치며 웃어보였다. 강정호도 싫지 않은 듯 미소로 화답했다. 이유가 있다. 강정호는 “광저우(아시안게임·2010년) 때 천관위한테서 홈런을 쳤다. 근데 이번에 삼진을 당했다”며 둘의 인연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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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진영(34)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만난 후지카와 규지(34·시카고 컵스)를 잠실구장에서 다시 마주했을 때 서로 반갑게 인사한 적이 있다. 당시 후지카와는 한국과의 준결승전에서 2-1로 맞선 7회 이진영에게 동점적시타를 맞고 강판된 아픔이 있었지만, 유니폼을 벗고 만난 이진영은 적수가 아닌 그저 함께 야구를 하는 동지였던 것이다. 국가대표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소득이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