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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인 아시아] 여자선수 총 200명 몰디브의 즐기는 배구

입력 | 2014-09-25 06:40:00


인도양 중북부 1200개의 조그만 섬으로 구성된 나라 몰디브공화국.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지점이 2m밖에 안 되는 산호초의 땅이다. 2002개의 섬에 약 30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몰디브의 여자배구대표팀이 23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카자흐스탄과 예선 B조 첫 경기를 벌였다.

체격과 복장에서 두 팀은 차이가 컸다. 메달을 노릴 전력의 카자흐스탄은 장신의 선수들이 늘씬한 다리를 모두 드러내는 짧은 반바지를 입고 코트에 들어섰다. 몰디브 선수들은 히잡을 쓰고 긴 바지를 입었다. 전 국민의 99%가 이슬람교로 알려진 이들은 교리에 따라 최대한 신체가 드러나는 것을 가렸다.

세트가 시작하자마자 카자흐스탄의 일방적인 경기가 됐다. 관중들은 공을 열심히 따라다니는 몰디브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1세트 중반 처음으로 몰디브가 자신들의 힘으로 공격을 성공시키자 장내아나운서가 이를 알려 박수를 유도했다. 결국 경기는 53분 만에 세트스코어 3-0(25-6 25-10 25-10)으로 카자흐스탄의 승리. 아지파, 하와, 마지드하가 각각 2득점 한 것이 몰디브 선수들이 스스로 얻은 점수다. 팀내 최장신은 174cm의 카드히자고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160cm대였다.

이날 경기에서 선심을 맡았던 성혜연 심판은 “우리나라의 중학교 상위팀 수준”이라고 현재 몰디브 여자대표팀의 실력을 설명했다.

아시아배구연맹은 국제시합을 할 때 각 출전국에게 심판을 동행시키도록 한다. 이를 대동심판이라 부른다. 인천아시안게임에 남녀대표팀을 파견한 몰디브는 2명의 대동심판이 함께 왔다. 회계사 직업을 가진 하산 심판은 “현재 몰디브에는 200명의 여자배구선수가 있다. 팀은 4개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0년 광저우대회 때 출전한 이후 4년 만에 국제대회에 나들이하는 몰디브 여자팀은 3월부터 인천아시안게임을 대비해 훈련을 시작했다.

몰디브선수들은 모두 배구선수 외에 따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출전한 선수 가운데는 경찰 군인 공무원은 물론 학생도 있다고 소개했다. 비록 배구실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정도가 아니었지만 이들은 나름대로 국내에서 리그도 하면서 재미있게 경기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관광의 나라답게 사람이 많이 사는 섬을 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경기를 하는데 대부분이 리조트를 중심으로 열린다고 했다.

하산 심판은 성혜연 심판에게도 “언제든지 비행기 티켓만 사서 몰디브에 오면 즐겁게 배구 심판을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인천|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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