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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행사 마련해준 학생들 위해, 행복한 대학-경쟁력 회복 발로 뛸것”

입력 | 2014-09-23 03:00:00

대구대 홍덕률 총장 ‘특별한 2학기’… 이사회 파행탓 당선 열달만에 임명




“학생들이 취임행사를 마련한다고 해서 뭉클하지만 어깨가 더 무겁습니다.”

홍덕률 대구대 총장(57·사진)은 ‘특별한’ 2학기를 맞이했다. 지난해 9월 교직원 직선으로 당선돼 연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이사회 파행으로 임명되지 못했다.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이사들이 총장으로 승인해 7월 임명됐다.

홍 총장은 “10개월의 공백을 하루빨리 회복하고 대학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취임식은 할 여유가 없다”며 “그렇지만 학생들이 ‘의욕적으로 일해 달라’는 뜻으로 취임행사를 마련하는 것까지는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구대 총학생회는 25일 오전 11시 학생회관 앞에서 ‘대구대 학생행복 선언식’을 열 예정이다. 학생대표들은 총장실을 방문해 “공식 취임식은 아니지만 학생들이 대학 발전을 위해 마련한 자리에는 꼭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행사는 교수회와 직원노동조합, 총동창회, 외국인유학생회도 함께한다.

대구대는 1994년 학내 분규로 임시이사체제를 이어오다 2011년 재단이 정상화됐다. 홍 총장은 지난해 교육부의 교육역량사업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개교 이후 최대 성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총장이 공백이던 올해 교육부 평가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총장 취임 후인 이달 초 고용노동부의 ‘일·학습 병행 사업’에 선정돼 6년 동안 120억 원을 지원받는다. 총장 리더십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홍 총장은 학생들의 취임축하 행사를 보면서 ‘행복’의 뜻을 절실하게 느낀다고 했다. 그는 지난 임기의 목표를 ‘학생이 행복한 대학’으로 삼고 교직원들과 함께 뛰었다. 홍 총장은 “취임을 못한 채 마음을 졸이는 동안 학생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는데 취임행사까지 마련해 미안하고 행복하다”며 “이런 소중한 느낌을 학생들에게 되돌려줄 수 있도록 성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1956년에 개교한 대구대는 교직원 850여 명에 재학생은 2만여 명, 동문은 12만여 명이다.

경산=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