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시장으로]<上> 액화수소-低전압 초전도케이블… 초미세 정전기 프린팅 기술 산업화 성공해 글로벌무대 선도
기존 잉크젯 프린터보다 1000배 이상 섬세한 인쇄가 가능한 초미세 정전기 프린팅 기술을 개발한 벤처기업 엔젯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엔젯 제공
첨단 우주산업이나 국방산업과 연관된 기술 중에는 전략 연구기술로 국가의 보호를 받아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연료를 액체 상태로 저장 및 운반하는 기술도 이 중 하나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시에너지시스템연구단 김서영 박사팀은 국내 최초로 수소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10여 년 가까이 관련 기술만 꾸준히 연구해 얻어낸 성과다. 우주산업, 무인항공기,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해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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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는 2011년 한국전기연구원과 LS전선이 ‘154kV(킬로볼트)/1GVA(기가볼트암페어) 초전도케이블’ 기술 개발에 성공하자 이를 “한국이 녹색기술의 세계적 리더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이 개발한 초전도케이블 기술은 기존 케이블보다 낮은 전압으로 대용량 전기를 보낼 수 있다. 기존에 비해 면적당 송전 능력이 100배 높고 송전손실이 절반 이하로 줄며 송전용량도 5∼10배 이상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S전선 박승기 팀장은 “우리 기술로 개발한 초전도케이블 기술을 적용하면 발전소와 소비자 간에 존재하는 변전소 수를 줄여 전력 유통구조를 간소화할 수 있다”며 “기술선도, 고용창출, 녹색성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미국 중국 인도 대만 등의 해외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에 도입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정전기력을 이용한 초정밀 프린팅 기술로 기존 사무실 잉크젯 프린터보다 1000배, 산업용 프린터보다 30배 더 미세하게 인쇄할 수 있는 프린터를 개발한 벤처기업 엔젯도 원천기술을 이용해 시장을 개척한 곳 중 하나다. 엔젯은 2011년부터 관련 기술을 도입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해 지난해에만 6억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6월까지 23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변도영 엔젯 대표는 “기초 연구로 ‘전기장(전기가 흐르면서 발생하는 힘이 미치는 공간)’을 이용해 액체를 제어하는 연구를 했다”며 “기계적 힘을 이용한 잉크젯보다 1000분의 1 이하의 물방울을 제어하는 것이 목표였고 결국 성공해 선도기업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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