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평가기준 논란]서울교육청 평가 세부내용 입수
○ 재량평가에서 격차 커
동아일보 취재팀이 시교육청의 6개 영역, 30개 세부지표를 분석한 결과 교육청 재량평가 영역에서 학교 간 점수차가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팀을 이를 확인하기 위해 30개 평가지표의 표준편차를 산출했다. 표준편차란 각 점수가 얼마나 넓게 흩어져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 표준편차 값이 클수록 학교 간 점수차가 크고 표준편차 값이 0에 가까울수록 점수가 고르게 매겨졌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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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평가영역 중 교육청 재량평가 한 영역에서만 점수차가 10점 가깝게 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재량평가에서 한가람고는 14점, 하나고는 13점을 받은 반면 숭문고와 경희고는 5점밖에 얻지 못했다. 100점 만점에 70점 미만이면 기준 미달되는 평가에서 10점 가까운 점수차는 결정적이다.
이 때문에 자사고 측은 교육청의 재량평가가 자의적으로 이뤄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용복 배재고 교장은 “시교육청이 학교에 인권동아리가 있느냐 없느냐는 설문으로 학생참여 자치문화를 평가했다”며 “애초에 인권동아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시도, 규정도 없는데 이런 부분을 평가의 결정적 요소로 반영한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안 간다”고 말했다.
총 6개 평가영역 중 교육청이 재량으로 평가한 영역에서 가장 많은 점수차가 났고 평가방법도 자의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짐에 따라 시교육청은 평가의 불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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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육감은 자사고 학생, 학부모, 교원 설문조사 항목 등은 배점을 줄이고, 선행학습 방지 노력 등의 항목은 배점을 늘렸다. 자사고 설립 취지 인식 정도, 자부담 공교육비 적절성, 학생 참여 자치문화 활성화 등의 항목은 새로 도입했다. 문 전 교육감 때는 평가에서 제외한 ‘감사 등 지적 건수’도 조 교육감은 0∼―5점으로 반영했다.
이로 인해 평가 대상 자사고들의 점수와 순위가 요동쳤다.
배재고는 6월 평가에서 82.2점을 얻어 14곳 중 6위에 올랐으나 조 교육감의 평가에서는 65.2점(10위)을 얻어 17점이 줄어들고 기준 미달까지 내려갔다. 중앙고도 이전 평가에서는 81.5점(7위)을 얻었지만 바뀐 평가에서는 65.4점(9위)으로 내려갔다.
바뀐 평가지표는 문 전 교육감 때와 비교하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드러냈다. 조 교육감이 평가에서 강조한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 사이에 학교 순위가 큰 차이를 보인 것. 30개 평가지표 중 ‘학생 전출 및 중도이탈 비율’처럼 배점이 늘어나거나 ‘학생 참여 자치문화 활성화’처럼 조 교육감이 새로 도입한 9개 지표 점수를 합산한 결과 기준 미달 자사고 8곳 중 7곳이 하위권에 속했다. 반면 조 교육감이 중요성이 적다고 판단해 배점을 줄이거나 문 전 교육감 때와 배점이 똑같이 유지된 21개 지표 점수를 합산한 결과 중앙고와 배재고가 각각 4, 5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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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