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프 유엔대 세계개발연구소장
핀 타르프 유엔대 세계개발경제연구소 소장(사진)은 1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다소 공격적으로 들릴 만한 얘기를 했다. 그는 외교부와 무상원조 전담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2일 연 ‘제8회 서울 공적개발원조(ODA) 국제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덴마크 출신인 그는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개발협력 전문가다.
“원조가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유엔 등이 북한 체제의 비민주성을 바꾸지 않고 지금처럼 인도적 지원을 계속 하는 게 옳은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유엔에서 근무하는 사람치고는 북한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 강한 톤의 언급이다.
그의 얘기는 이렇다.
“원조를 통해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 시스템이 바뀌면 사람들이 더 많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그러면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요구한다. 경제적 수요가 충족돼야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정치적 변화를 (국가에) 요구한다. 그렇게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원할 때만이 정치적 차원에서 실질적 변화가 가능하다.”
풀이하면 ‘북한에 민주주의를 억지로 이식하려 하지 말고 경제적 원조로 삶의 수준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 체제로 이행할 것’이라는 뜻이다.
2일 ‘좋은 거버넌스와 효과적인 제도’를 주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선 김영목 KOICA 이사장이 개회사를 했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가토 히로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이사 겸 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