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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동서남북]경남 꿈키움학교 정상화, 미봉책 아니길

입력 | 2014-08-25 03:00:00


강정훈·부산경남본부장

공립 대안 중학교인 경남꿈키움학교에서 일어났던 교사들의 학생 폭력사태가 최근 봉합됐다.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한 지 3주 만이다.

교장과 교사 전원 교체, 교장 공모제 도입, 대책기구 설립 등을 주장하던 학부모들이 한 걸음 물러난 결과다. 이들은 관련 교사의 징계 및 전보 요구를 철회했다.

박종훈 교육감이 직위해제한 양수만 교장의 복직도 받아들였다. 박 교육감은 19일 학교를 찾아 학부모 대표, 양 교장 등과 정상화를 다짐하며 손을 잡고 사진을 찍었다. 그는 교장 공모제 도입 등을 약속했다.

한 중견 교사는 “박 교육감이 민감한 사안에 적극 뛰어들어 해결책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마침 한국을 찾아 관용과 사랑을 강조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도 화해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됐다.

교훈과 과제도 남겼다. 문제가 생기면 기계적인 조사와 처벌을 하던 관행에서 탈피해 사과와 용서, 대화와 대안 마련을 시도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교사들의 진지한 반성, 교육 당국의 무릎 꿇은 호소, 대안교육 전문가인 임시 교장(박영훈 태봉고 교장)의 중재 노력도 돋보였다. 다만 교사들에 대한 관용이 유사 사례 발생 시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이해’는 정상 참작 요소이지, 교사들의 원인 행위가 소멸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남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을 유달리 엄격하게 적용해 왔다. 다른 측면에서 “부조리는 무관용으로 일벌백계하겠다”던 박 교육감의 선언도 다소 무색해졌다.

무엇보다 꿈키움학교가 정상화의 첫발을 내디딘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이제 교육 당국은 성실하게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나기만 피해간 미봉책”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교사들의 마음가짐은 더없이 중요하다. 그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그렇다. 완력은 곤란하지만, 무관심은 또 다른 이름의 폭력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된다. 대안교육의 방향도 거듭 고민해야 한다.

한 학부모는 “올바른 대안교육을 해 달라는 것이 우리 요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전국 첫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 박 교장은 누리집에 이렇게 적어 두었다. ‘태봉고는 참∼ 좋은 학교입니다! 학생들을 깊이 사랑하고 존중하는,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는 학교입니다!’ 또 ‘태봉고는 귀족학교’라는 지적에는 “맞다. 태봉고는 귀족학교다. 아이들을 귀족처럼 대한다”고 외친다. ‘대안교육의 길’을 제시하는 명징한 답변이다.

강정훈·부산경남본부장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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