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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시시콜콜 ‘명량’ 제작기

입력 | 2014-08-15 03:00:00


흥행 영화 ‘명량’은 뒷담 거리도 풍성하다. 판옥선 건조 과정부터 배우들의 의상과 분장까지 시시콜콜한 뒷얘기를 모았다.

○ “감독에겐 4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올여름 사상 초유의 ‘스크린 대첩’에 출전한 김한민 감독에겐 4척의 배, 그리고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이 있었다. 명량은 이순신 장군의 판옥선 12척과 왜선 330척의 싸움을 그리지만 제작진이 바다에 띄운 배는 판옥선 1척과 왜선 3척이다. 제작진은 어선용 배를 빌려 겉모양만 바꿨다. 길이 30m인 150인용 판옥선은 조선시대 선박의 도면을 모은 책 ‘각선도본’을 참조했다. 판옥선의 제작비는 1억5000만∼2억 원, 왜선은 1억5000만∼1억8000만 원.

○ 구루지마 갑옷은 2800만 원, 충무공은?

명량을 위해 제작한 의상은 1000벌이 넘는다. 조선 갑옷은 한국에서, 왜군 갑옷은 일본에서 만들었다. 무게가 약 10kg인 충무공의 갑옷은 그를 전라좌수사로 발탁한 서애 유성룡의 갑옷을 참고한 것. 왜군 용병 장수 구루지마(류승룡)의 의상은 일본에서 ‘전쟁의 신’으로 불리는 다케다 신겐의 갑옷을 차용해 디자인한 것으로 15kg이 넘는다. 권유진 의상감독은 “재료비와 인건비만 따지면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충무공의 갑옷이 약 1000만 원으로 철로 화려하게 만든 구루지마 갑옷(2800만 원)보다 싸지만 디자인 비용을 고려하면 가격으로 환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편집’돼 버린 가장 비싼 무기

영화에는 15종의 무기가 등장한다. 가장 비싼 무기는 대당 제작비가 1000만 원인 왜군 대포 석화시(石火矢). 제작진은 4대나 제작했지만 왜군이 석화시를 쏘는 장면은 편집 과정에서 잘렸다. 영화에 나온 무기 중에서는 왜군이 사용한 대통(대포의 일종)이 대당 700만 원 정도로 가장 비싸다. 이순신 장군이 사용한 칼은 5, 6자루로 제작비는 자루당 수십만 원 선. 명량 제작진은 가발비로 8000만 원을 썼는데, 특히 왜군의 가발이 개당 400만 원 정도로 비쌌다.

○ 매출액 1000억 원 넘긴 최초의 한국영화

명량은 1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한 최초의 영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켓 가격이 비싼 3차원(3D) 영화 ‘아바타’(1284억 원)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한국 영화는 ‘도둑들’(936억 원)이다. 명량 매출액 중 극장 몫과 제작비, 영화발전기금, 부가세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200억 원대로 예상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