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7)이 부상으로 다음 등판이 불투명해졌다. 류현진은 14일 터너필드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경기 6회 말 2사 1루에서 상대 타자 B. J. 업튼에 9구째 볼넷을 허용한 뒤 곧바로 트레이너에게 손짓을 보내 통증을 알렸다. 다저스 스탠 콘티 수석트레이너는 류현진의 부상을 오른 엉덩이 근육염좌(Gluteus muscle strain)라고 밝혔다.
류현진은 경기 후 "피칭과는 상관이 없고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다음 등판 일정을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밀 검진을 거쳐야 정확한 부상 정도와 등판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도 "다음 등판 여부는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다저스 전속 라디오 KLAC의 데이비드 배세흐 리포터는 "햄스트링과 연관된 부상은 아니지만 케빈 코레이아가 일단 류현진 대신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경기 전 매팅리 감독은 "미네소타에서 트레이드한 코레이아의 가세로 6인 선발 로테이션을 하느냐"는 질문에 "노"라고 답했다. 코레이아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 맨으로 활용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코레이아는 류현진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자연스럽게 선발자리를 메우게 됐다. 류현진은 올해 어깨 염증으로 23일 동안 부상자명단에 오른 적이 있고, 지난해는 발과 허리에 경미한 부상으로 한 차례씩 로테이션을 걸렀다.
올 시즌 다저스에게 5전 전패를 당했던 애틀랜타는 1승이 절실했다. 2-0으로 뒤진 2회 말 선두타자 에반 개티스가 2루타로 출루하자 다음 6번 타자 크리스 존슨가 보내기 번트를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존슨은 왼손 투수를 상대로 리그에서 가장 높은 0.432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결국 애틀랜타는 1사 3루에서 땅볼로 1점을 만회했고, 4회 2사 1, 3에루서 안드렐톤 시몬스의 동점 적시타가 터져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상대 선발 어빈 산타나는 1회를 삼진 3개로 처리하고, 2회에는 5안타를 허용하는 등 초반 널뛰기 피칭을 했으나 6이닝 8피안타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12승을 올렸다.
●그립 바꾼 신종커브와 밋밋했던 슬라이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입문해 훌륭한 학습 능력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게 한 수 지도받으며 슬라이더의 그립을 바꿔 고속 슬라이더로 발전시키더니 이번에는 커브그립도 바꿔 신종커브로 만들었다. KLAC의 케빈 케네디 해설자는 "류현진은 릭 허니커 투수코치와 대화하면서 커브의 그립을 바꿨다. 오버핸드에서 뿌리는 커브의 각이 종전과 크게 달라졌다"고 칭찬했다. 실제 ESPN은 경기 후 류현진을 보도하면서 12시 방향에서 6시로 떨어지는 신종커브의 궤적을 그래프로 보여줬다. 종전 커브의 구속이 117km(73마일)정도였다면 이날은 110km(69마일)로 느려졌다. 그러나 각은 폭포수 커브로 유명했던 고 최동원의 커브를 방불케 했다. 구속은 느려지고 각이 훨씬 커졌다. 1회에 필 고셀린에게 112km(70마일) 커브로 삼진을 잡자 케네디는 원처럼 휜다며 "빅 루프 커브(big loop curve)"라고 감탄했다. 반면 5일 휴식 후 마운드에 선 것치고는 직구의 구속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했다. 142~144km(89~90마일)에 그쳤다. 슬라이더는 밋밋했다. 4회 2사 후 클리스 존슨에게 구사한 138km(86마일) 슬라이더가 중전안타가 됐을 때 케네디 해설자는 "슬라이더가 밋밋하다(flat)"고 지적했다. 동점타의 빌미가 된 타구였다. 4회, 5회에 나온 적시타는 모두 2사 후에 터졌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쉬움 남는 다저스의 공격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moonsy102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