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4위 수성을 위해 마운드를 개편한다. 지난 7일 김성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데 이어 핵심 불펜 요원인 정대현도 11일 2군으로 내렸다. 롯데는 대신 배장호(사진)를 12일 1군 엔트리에 등록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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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송재박 수석코치 내리고 유지훤 올려
투수코치도 이광우 - 가득염 체제로 대개편
롯데, 마무리 정대현 2군 내리고 배장호 콜
김시진감독 “원 포인트로 사용할 바엔 교체”
4위 자리를 놓고, 지키려는 롯데와 빼앗으려는 두산이 칼을 뽑아들었다. 그 칼이 적들을 벨지, 자기를 상처 입힐지는 나중 얘기다. ‘지금은 뭐라도 해야 된다’라는 절박함이 두 팀을 감싸고 있다. 4강 경쟁 팀 중 LG와 KIA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달리 롯데와 두산은 위태로운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3연패에 빠져 돌파구가 필요한 롯데는 핵심 불펜 정대현에게 전격 2군을 통보했고, 상황이 더 어려운 6위 두산은 코칭스태프 개편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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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4강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위기를 감지한 구단이 꺼낼 수 있는 첫 번째 카드는 선수단의 변화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않았다. 그나마 용병 마야를 데려온 것이 수확이었으나 이 정도로는 미진했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두산 프런트와 송일수 감독은 코칭스태프 조각이라는 고육지계를 썼다.
그 결과 11일 송재박 수석코치와 권명철 투수코치. 고다 이사오 불펜코치가 2군으로 내려갔다. 그 대신 유지훤 재활코치가 1군으로 올라왔고, 투수코치도 이광우-가득염 코치 체제로 개편했다.
스포츠동아 취재 결과 투수코치 조각은 송 감독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었다. 두산 핵심 관계자는 “전부터 송 감독이 코치진 교체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번에 결정을 한 것이다. 오히려 조금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명백한 문책성 교체다.
반면 송재박 수석코치 교체는 프런트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재일교포여서 한국말이 능숙하지 못하다보니 선수, 코치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유 코치는 한화에서 김인식 감독을 보좌해 수석코치를 했던 경험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송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은 없다. 결국 송 감독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의도가 담겨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목적은 선수들의 각성이다. 감독 교체만 빼놓고 가장 독한 방책을 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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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핵심 불펜 정대현을 2군으로 내리고, 배장호를 12일 넥센전에 맞춰 불러올릴 계획이다. 정대현의 2군행은 10일 KIA전 직후 결정됐다. 아프지 않음에도 정대현을 2군으로 내렸다. 김성배에 이어 핵심 불펜 두 명이 가장 중요한 시점에 1군에서 제외됐다.
롯데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오직 팀 승리에 필요한 선수만 써야 될 상황이다. 선수 자존심을 챙겨줄 시기는 지나갔다. 최근 정대현이 실망시킨 경기가 많았다. 연투도 어렵고, 잠수함투수라 1루 견제가 잘 안되니까 주자가 나가면 교체할 수밖에 없어서 원 포인트로 쓸 때가 많았다. 그럴 바에는 전력에서 빼는 편이 낫다고 현장이 판단한 듯하다”고 밝혔다.
이정민, 배장호 등 2군에서 갓 올라와 힘이 비축된 선수 위주로 불펜을 재편하겠다는 의도가 드러난다. 바깥에서 롯데 불펜의 과부하가 지적되고 있지만 지금은 과부하를 감당 못 하는 투수는 필요 없다는 것이 현장의 응답인 셈이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쓰는 선수만 쓰는 용인술로 알려져 있다. 이런 김 감독이 강민호에 이어 정대현까지 두 명의 고액 프리에이전트(FA) 선수를 2군으로 내렸다. 믿음에 부응 못 한데 대한 문책성이다. 롯데 안팎에서 “김 감독이 늦어도 너무 늦게 결단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김 감독으로서는 나름 독한 결정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