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反독점조사에 수입車 부품값 줄줄이 내리는데… 한국선 공정위 나서도 수입車업계 콧방귀
한국에서도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를 대상으로 신차 가격 담합, 부품 가격 부풀리기 등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부품 값을 내린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 국내 부품가격 최대 55% 비싸
재규어 ‘XF’의 리어램프는 국내 가격(58만9000원)이 영국 현지보다 54.7% 비쌌다. 포드 ‘토러스’ 뒤 범퍼(79만9400원)는 미국보다 54.5%,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리어램프(45만3000원)는 독일보다 52.5% 비쌌다.
유럽 업체들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자동차 부품 관세를 물지 않는데도 부품 가격을 높게 매기고 있다. 이 때문에 신차 할인으로 인한 손실을 부품으로 만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입차 부품 가격은 국산차의 평균 4.7배 수준이다.
○ 순정부품 위주, 유통망 독점이 원인
수입차 부품 가격이 비싼 이유는 시장이 ‘순정부품’이라 불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부품에 의존하고 있고 수입차업체들이 유통망을 독점하기 때문이다. OEM 부품은 유통 단계가 ‘해외 부품업체→글로벌 자동차업체→한국 법인→딜러→정비소’로 복잡하고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비(非)OEM 시장 규모가 35%, 유럽은 45%에 이른다. 자동차업체들이 지정한 부품업체가 생산하는 생산자상표부착생산(OES) 제품, 대체인증부품, 중고품을 재조립해 새 부품 수준으로 만드는 재제조 부품 등이 비OEM 부품에 해당된다.
○ 대체부품 인증제 활성화해야
내년 1월 대체부품 품질인증제가 시행되지만 자동차업체들이 대체부품을 사용한 차량에 대해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가 미국처럼 자동차회사가 보증수리를 거부하려면 대체부품이 고장의 직접적 원인이었음을 입증하도록 할 계획이지만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해 2016년부터나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원식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 감사는 “수입차업체들이 직영 서비스센터에만 정비 기술을 교육해주고 검사 장비를 공급해주다 보니 일반 정비소에서는 수입차 정비를 할 수 없어 독점 체제가 깨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