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敵보다 무서운 내부 테러… 아프간서 미군 소장 피살

입력 | 2014-08-07 03:00:00

軍훈련소 방문중 총기난사 사건… 베트남戰 이후 전사한 최고위급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군사훈련소에서 5일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해럴드 그린 미군 소장(55·사진)이 사망하고 독일군 준장 등 15명이 부상했다. 그린 소장은 1970년 베트남전쟁 이후 해외 전장에서 사망한 최고위급 군인이다.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은 아프가니스탄 보안군 복장을 하고 있어 아프간 정부군이 미군과 나토군에게 총격을 가한 전형적인 ‘내부자 공격’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커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총격 사건은 일상적인 군사훈련소 방문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런 식의 내부자 공격은 매우 치명적이지만 미리 알아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아프간 전쟁에서 미군에 대한 내부자 공격은 2007년 2건, 2008년 2건, 2009년 6건, 2010년 11건, 2011년 20건, 2012년 37건으로 증가해 왔다. 지난해 10건으로 크게 줄어드는 듯했지만 이번에 최고위급 미군 사망이라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5일 “아프간 정부는 대부분의 사고에 탈레반이 연결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미군 당국자들은 개인적인 증오나 문화적 오해가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뒤 10년이 넘도록 외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민족주의적인 반감과 외국 군인과의 개인적인 갈등이 원인이라는 것.

이날 사건도 총격을 가한 아프간 군인과 그를 훈련시키던 외국군 교관 간에 말다툼이 벌어진 뒤 일어났고 사망한 미군 소장은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총격을 받았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사고 현장은 카불 서쪽에 있는 마르샬 파힘 국립국방대 내 ‘캠프 카르가’로 영국군이 아프간 군사들을 훈련시키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고 건수가 대폭 줄어든 것은 미군과 나토군이 아프간 병사들과의 접촉을 아예 줄이라고 지시한 결과다. 하지만 미군은 2016년 말 완전 철군을 앞두고 35만 명의 아프간 보안군을 육성할 계획이어서 훈련을 위한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