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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청동상에 표범무늬 ‘끈 팬티’ 입혀 ‘발칵’…누가 왜?

입력 | 2014-08-05 16:18:00

동영상 공유 사이트 ‘데일리모션’에 올라간 막소 매거진 동영상 캡처


한 유명 사진작가가 2500년 된 이탈리아의 국보급 청동상에 민망한 표범 무늬 끈 팬티를 입히고 사진을 찍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팝 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제자인 사진작가 제럴드 브루노 씨는 최근 레지오 칼라브리아에 있는 국립 마그라그라이키아 박물관 특수 전시실에서 유물을 촬영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하지만 기원 전 5세기에 만들어진 '리아체 청동 전사상(Bronzi di Riace)' 앞에 선 브루노 씨는 묘한 영감을 받았나 보다. 그는 그리스 전사의 당당한 나신상에 표범 무늬가 그려진 도발적인 끈 팬티를 입히고, 핑크색 깃털 목도리를 둘렀다. 그래도 성에 안 찼는지 청동상에 하얀 면사포까지 씌워 주었다. 그런 다음 카메라 셔터를 마음껏 눌렀다.

박물관 경비원이 브루노 씨의 '불경스러운' 촬영 현장을 목격하고 제지에 들어갔으나, 이미 늦었다. 브루노 씨가 연출해 찍은 리아체 청동 전사상 사진이 이탈리아 인터넷매체를 통해 공개됐고, 박물관 측은 "끔찍하다"라며 반발했다. 브루노 씨가 허가한 것과 다른 촬영을 해 문화재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72년 이탈리아 바닷속에서 발굴된 '리아체 청동 전사상' 두 점은 기원전 5세기경 그리스의 유명 조각가 페이디아스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고대 그리스 전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예술적으로도 매우 뛰어나다. 더구나 두 청동상은 발굴되기까지 약 2000년을 바다 속에 잠겨 있어서 외부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박물관은 청동상을 항온항습 기능이 있는 특수 전시실에 보관하는 등 보존에 애를 쓰고 있었다. 관람객들은 하루 딱 20분만 이 청동상을 볼 수 있다.

시모네타 보노미 박물관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브루노 작가가 우리한테 보여준 사진은 청동상을 있는 그대로 찍은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 몰래 찍은 사진은 끔찍하고 역겹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현재 이 지역 정치인 한 명은 브루노에 대한 법률적 판단을 사법당국에 요청한 상태라고 BBC는 전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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