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가 ‘송어’ 5중주곡을 쓴 오스트리아 슈타이어. 동아일보DB
‘……?’ 헤드폰을 벗어봅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연주회장 마이크에 잡힌 귀뚜라미 소리였습니다.
연주는 1967년 미국 말버러 음악축제에서 녹음된 것입니다. 루돌프 제르킨이 피아노를 치고 바이올리니스트 하이메 라레도, 첼리스트 레슬리 파르나스 등 명인들이 연주에 참여했습니다. 많은 여름 음악축제가 그렇듯이 말버러 음악축제도 풀밭이 있는 노천에서 연주를 감상합니다. 자연의 뛰어난 음악가인 귀뚜라미들도 아름다운 화음에 동참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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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에 어울리는 음악으로는 지난번 ‘말러 교향곡 1번과 닮은 부분이 있다’고 소개한, 브람스의 교향곡 2번도 소개할 만합니다. 브람스가 1877년 여름 오스트리아 남부의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휴양지 푀르차하에 머물며 쓴 이 작품에는 그곳의 아름다운 자연이 흘러넘칩니다. 천천히 붉게 물드는 저녁 하늘, 산의 청신한 공기, 유명한 ‘자장가’의 일부까지 담겨 있습니다. 집중하며 듣기보다는 볼륨을 중간 정도만 올리고서 책을 읽거나 경치를 감상하며 듣기 좋은 작품이죠. 모두들 이번 여름 행복한 휴가를 보내셨거나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