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손’ 전담캐디 서정우씨, 우승상금 10% 받아 올 1억 예상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프로골퍼 김효주(오른쪽)와 올해 새롭게 합류한 전담 캐디 서정우 씨가 대회도중 코스 공략에 대해 상의하고 있다. KLPGA 제공
최경주와 동향인 전남 완도 출신인 서 씨는 최경주처럼 역도를 하다 19세 때 처음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프로골퍼를 지망하던 그는 투어 프로인 누나 서정희 씨의 가방을 멘 것이 계기가 돼 전담 캐디의 길에 접어들었다. 서 씨는 “완도중 선배인 최경주 프로가 친척뻘이다.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논산훈련소 조교로 군대 생활을 한 뒤 변했다. 캐디로 일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 씨는 “올 시즌 김효주의 멘털이 강해졌다. 미스 샷을 하더라도 짜증내지 말고 오히려 감사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게 아니냐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했다. 서 씨는 대회 때마다 그린의 경사도와 굴곡 등을 상세하게 묘사한 자신만의 그린북을 만들어 김효주에게 조언하고 있다. 지난해 30.34개였던 김효주의 평균 퍼팅 수는 올 시즌 29.92개로 향상됐다. 김효주는 “나는 화가 나면 앞만 보고 돌진하는 스타일이다. 정신없이 나아가려고 할 때 캐디가 항상 나를 말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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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는 보통 우승 상금의 10%가량을 보너스로 받는다. 지난 40여 일 동안 김효주가 3차례 트로피를 안으며 우승 상금으로만 6억 원을 받아 서 씨는 같은 기간 6000만 원 이상을 번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캐디 수입으로만 1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KLPGA투어 상금 랭킹 36위에 해당돼 어지간한 프로골퍼보다 지갑이 두둑하게 됐다. 서 씨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담 캐디는 20명 정도. 동료들의 부러움이 많겠다고 묻자 서 씨는 “조만간 단단히 한턱 내려 한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