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후변화연구본부장
해를 거듭할수록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늘고 있다. 2012년 한 해 동안 미국은 기상이변과 관련된 사회적 비용으로 100조 원 이상 지출했다고 한다.
10월 유엔총회에서 공식 채택될 제5차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에서는 해수면 상승의 가속화 등을 사례로 삼아 지구온난화가 현재 진행 중임을 확인할 예정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금세기 말 지구의 온도가 최고 3.7도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발표한 ‘에너지기술전망(ETP) 2014 보고서’에서 에너지기술의 개발 및 보급을 통해 2050년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550억 t에서 150억 t으로 80% 가까이 줄이고 지구 온도 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에너지효율 향상 기술, 신재생에너지 기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 등의 기여도가 높을 것이며, 에너지 시스템을 탈(脫)탄소화하기 위해 44조 달러(2012년 실질 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기후변화 대응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에너지 기술개발이 다각도로 시도되고 있다. 미국은 ‘기후변화 액션플랜’, 유럽은 ‘호라이즌 2020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정에너지 기술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개발 위험도는 높지만 성공 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혁신 기술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에너지 소비 국가이다.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은 최근 20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이다. 그런데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96%를 수입한다. 우리의 현 에너지 수급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에너지 기술 확보와 산업경쟁력 향상은 기후변화 대응뿐 아니라 국가 에너지안보 차원에서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2009년 우리 정부는 ‘국가 중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202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전망치(BAU)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3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1월 발표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 역시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의 재확인으로 해석된다.
이재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기후변화연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