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 최초 NHL 뛰었던 백지선, 아이스하키 대표 감독 선임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뛴 백지선이 1990∼1991시즌 우승을 한 뒤 우승컵인 스탠리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동양인 최초로 스탠리컵에 입을 맞춘 선수도 그다. 백지선은 1990∼1991시즌 미네소타와의 NHL 챔피언결정전 6경기 가운데 5경기에 출전했다. 8-0 대승으로 우승을 결정지은 6차전에서는 당대 최고 스타 마리오 르미외의 어시스트를 받아 골까지 터뜨렸다. 이듬해 피츠버그가 2연패에 성공해 그는 2년 연속 스탠리컵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당시 그가 입은 유니폼은 아이스하키 명예의 전당에 전시돼 있다.
한국이 낳은 아이스하키 영웅 백지선이 위기에 빠진 한국 아이스하키의 구세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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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태어나 한 살 때 캐나다로 이민 간 백지선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아이스하키를 접했다. 뛰어난 기량으로 캐나다 3대 메이저 주니어리그의 하나인 온타리오하키리그(OHL)의 오샤와에서 뛰었고, 1985년 NHL 신인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170순위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았다.
그곳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백인들의 스포츠인 아이스하키에서 남모를 설움도 많이 받았다. 상대팀 선수들은 그를 “멍키(Monkey·원숭이)”라고 놀리며 침을 뱉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특유의 성실성과 피나는 노력으로 동양인에게는 절대 열릴 것 같지 않던 NHL의 문을 열었다. 백 감독은 피츠버그와 LA 킹스, 오타와 세너터스 등에서 5시즌 동안 217경기에 수비수로 나서 5골과 2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03년 영국 리그 노팅엄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한 뒤 2005년부터 AHL 그랜드 래피즈 그리핀스에서 지도자로 활동해 왔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양승준 전무이사는 “현재 한국 아이스하키가 처한 상황이 백 감독이 NHL에 도전할 당시와 비슷한 것 같다. 불가능해 보이지만 못할 것도 없다. 모든 편견을 실력으로 이겨낸 백 감독이 한국에 평창 올림픽 자력 진출권을 선물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협회를 통해 “조국의 대표팀을 이끄는 것은 아이스하키를 시작할 때부터의 오랜 꿈이었다. 평창 올림픽 출전권 획득은 큰 도전이 되겠지만 철저한 계획을 세운 후 집중력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백 감독은 다음 달 중순 입국해 남녀 대표팀의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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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