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작가 미치 앨봄 신작 ‘천국에서…’ 출간
‘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를 펴낸 작가 미치 앨봄. 그는 “나는 기교를 이용해 독자에게 따뜻한 느낌을 주려고 애쓰지 않는다. 나 자신이 다시 내 글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c)Glenn Triest/Triest Photographic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56)은 신작 장편 ‘천국에서 온 첫 번째 전화’(아르테·사진)에서 거역할 수 없는 운명적 이별 앞에 선 사람들의 희망과 절망, 사랑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 천국에서 온 전화가 신앙의 기적인지 사기인지 하는 궁금증이 책장을 넘기는 손길을 부추긴다. 작가를 e메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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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머니와 다시 대화할 수 있다면 병에 걸린 뒤 모든 것이 들렸는지, 모든 것을 이해하고 똑같은 감정을 느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말할 것이라고.
작가는 천국에서 온 전화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를 발명하는 과정을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끼리 대화하도록 하겠다는 벨의 꿈은 이 소설에서 가장 극적으로 실현된 것이 아닐까.
“서사를 풍성하게 하려고 자료를 찾다가 전화의 발명에 아름다운 사연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벨은 귀가 들리지 않는 아내에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고 그 노력이 전화를 발명하게 했다. 벨의 첫 번째 통화 내용은 ‘보고 싶군, 여기로 오게’였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다. 그것이 내 이야기에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작가는 “벨은 사람들을 이어주기 위해 전화를 고안했지만 현대의 스마트폰은 사람들을 점점 멀어지게 한다”면서 “이런 ‘재앙’에 대한 유일한 해결책은 전화기를 끄거나 없애는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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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는 언제든 우리가 죽을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그리고 유일하게 두려운 일은 너무 늦기 전에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내 책들은 대부분 죽음을 다루지만 실은 삶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살아갈 건지, 어떻게 삶을 받아들일 건지, 어떻게 삶을 소중히 여길 것인지. 그래야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죽음이 다가왔을 때 회한에 울부짖지 않을 테니까.”
작가는 천국에서 전화가 걸려온다면 모리의 전화를 가장 받고 싶다고 했다. 모리에게 그의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과정을 지켜봤는지, 그의 가르침이 나와 세상을 변화시켜서 기쁜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의 삶에는 죄책감이 머물 자리가 없다. 고통을 이해하고 맞서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에 감사해야 한다. 그 시간이 갑자기 끝난다 해도.”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