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오전 1시 20분과 30분경 개성 북쪽 지역에서 스커드-C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동해 쪽으로 발사했다. 발사 지점은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0여 km 떨어진 곳으로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16일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의 핵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부산에 입항한 것에 반발해 무력시위를 벌인 인상이 짙다. 사거리가 500여 km로 파악되는 만큼 언제든 부산까지 때릴 수 있다는 으름장이다.
북한은 올해 2월 21일부터 어제까지 스커드, 노동미사일과 300mm 신형방사포 등 모두 97발의 중·단거리 발사체를 쐈다. 여기에 든 비용은 약 1000억 원일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올해 인건비로 약 9100만 달러(약 927억2900만 원)의 수입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돈을 남북 긴장을 고조시키는 데 그대로 날린 셈이다. 이래서는 북이 최근 남북관계 개선을 거듭 강조하고, 9월 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는 평화 공세의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
정부는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과 협의해 유엔에 문제 제기를 할 방침이다. 2월과 3월에도 한미 양국은 똑같이 대응했으나 실질적 성과는 없었다. 유엔에서 즉각적인 추가 제재 등 후속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다. 10일 끝난 미국과 중국의 전략경제대화에서도 양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이견을 보였다. 중국은 북핵 문제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영토 문제 같은 빅이슈와 연계하기로 했으며, 수개월 전 북핵 관련 실무회담을 중단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한중회담, 미중회담에서 외치는 “북핵 불용”이 행동이 뒤따르지 않은 외교적 수사일 뿐이라면 북이 압박을 느낄 리 만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