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여야의 이완구 박영선 원내대표, 주호영 우윤근 정책위의장이 어제 청와대에서 가진 5자 회동은 모처럼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 국정 운영의 실질적인 주체들이 지금 이 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현안들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의 장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5자의 정례적인 회동을 박 대통령이 제의했다니 드디어 대통령이 ‘불통’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결심을 한 듯해 반갑다.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의 매주 정기회동에 이어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까지 상시 만남을 갖는다면 상생(相生)의 정치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국민이 보고 싶어 하는 정치가 바로 이런 모습이다. 14일 새누리당의 전당대회 이후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의 회동도 이뤄지기 바란다.
이날 회동에서 박 원내대표는 김명수 교육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재고를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잘 알겠다. 참고하겠다”고 답변했다. 특히 김 후보자는 교육수장은 물론이고 부총리로서의 업무 수행 능력이나 소신, 도덕성을 보여주지 못해 국민의 실망이 크다. 만일 박 대통령이 ‘참고’만 하고 김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모처럼 열린 소통과 상생의 문은 그대로 닫힐 수밖에 없다. 인사권이 아무리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는 해도 야당의 일리 있는 견해와 여론, 민심을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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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여야가 소통과 협력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국민은 반갑고 고맙다. 지금 우리 앞에는 사회 전반의 안전 수준을 높이고 관료사회의 적폐와 부조리를 타파해야 할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활기를 잃어가는 경제와 민생도 살려내야 한다. 외교안보 상황도 엄중하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했다. 대통령과 여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