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너구리 예상경로. 한국-미국-일본 순
8일 오전 현재 우리나라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는 너구리가 일본 규슈에 상륙해 일본 열도 한가운데를 뚫고 지나가는 예상 경로를 내놨다. 반면 일본 기상청은 너구리가 북상하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더 꺾어 규슈 서남단에 상륙한 뒤 열도 오른쪽 근해를 따라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피해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기상청의 8일 오전 10시 예보를 보면 태풍 너구리는 이날 오전 9시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약 240km 부근 해상을 지나 시속 20km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너구리는 중심기압 925hPa(헥토파스칼)의 '매우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한 상태. 중심 부근에는 최대풍속 51m/s의 강풍이 불고 있다.
광고 로드중
너구리의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 일본 오키나와(沖繩) 본도 등에 특별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오키나와 주민 약 50만 명에 피난 권고령이 내려졌다고 교도통신이 8일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오키나와에 시속 175km, 순간 최고 시속 250km의 강풍이 불면서 최고 높이 14m의 거센 파도가 일었다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태풍이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하며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바깥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국은 엄청난 강풍과 폭우, 해일 등에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현재 오키나와의 모든 공항은 폐쇄됐으며 약 2만 2100가구의 전기공급이 끊겼다.
앞서 에비하라 사토시(海老原智) 일본 기상청 예보과장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까지 경험한 적이 없는 폭풍, 파랑, 해일, 호우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중대한 위험이 닥쳐올 이상 사태"라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은 태풍의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이 50㎧, 순간최대풍속이 70㎧에 달하며 8일 오키나와 지방에 최대 풍속 55㎧의 강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광고 로드중
중부 일부 지역은 대기가 불안정해 돌풍과 천둥·번개와 함께 시간당 20㎜ 내외의 강한 비가 올 전망이다. 서울·경기도와 충청남도에는 오전 한때 산발적으로 비가 내리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또한 9일에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제주도와 남해안, 경남 동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와 많은 비(많은 곳 제주산간 250㎜이상)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