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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제욱-옥도경 前사령관 정치댓글 일정 역할”

입력 | 2014-07-07 03:00:00

6월 형사입건 피의자신분 조사
“정치개입 지시 윗선 없었다” 밝힌 7개월전 중간수사 결과 뒤집어
조사본부, 정치글 총 3만건 확인… 문책 대신 형사처벌 가능성 높아




연제욱(육군 소장), 옥도경(육군 준장·이상 육사 38기) 전 국군사이버사령관이 사이버사 요원들의 정치 관련 글 사건과 관련해 군 형법상 정치 관여 혐의로 군 수사기관에 형사입건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에 연 전 사령관 등은 결백을 주장하면서 ‘과잉 수사’라고 반발해 논란이 예상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중순 연 전 사령관 등을 불구속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다. 군 관계자는 “두 사람이 2012년 대선 기간을 포함해 최근 3년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블로그에 사이버사 심리전단 소속 일부 요원들이 다량의 정치 관련 글을 작성해 올리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조사본부는 조만간 두 사람을 군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뒤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사본부는 두 사람의 정치적 개입을 입증하는 증거를 확보한 만큼 군 검찰이 기소와 형사처벌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 전 사령관은 2011년 11월∼2012년 10월 사이버사령관을 지낸 뒤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거쳐 대통령국방비서관에 발탁됐다가 올 4월 육군 교육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이동했다. 옥 전 사령관은 연 전 사령관의 후임으로 올 4월까지 사이버사령관을 맡았다가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정책 연수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조사본부는 지난해 12월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사건의 ‘몸통’인 이모 전 심리전단장(군무원·불구속)의 주도로 사이버사 요원 11명이 정치 관련 글을 작성했으며 연 전 사령관 등은 이 전 단장에게 정치 개입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이 두 사람에 대해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문책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조사본부가 6개월 만에 중간 수사 결과를 뒤집고, 두 사람을 정치 관여 혐의로 형사입건함에 따라 이번 사건의 ‘윗선 개입’을 둘러싼 논란과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과잉 수사라고 반발하면서 혐의를 적극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 전 사령관은 이날 본보와 통화에서 “아직 현역 신분으로서 (조사본부의 수사 내용에 대해) 뭐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내가 결백하다는 생각은) 그때나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수사 결과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이 최근 3년간 작성한 정치 관련 글이 3만여 건이고, 이 중 2012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글 6000여 건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관여 혐의로 형사입건된 심리전단 요원도 당초 11명에서 20여 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조사본부가 최종 수사 결과 발표를 여러 차례 연기하는 한편 두 전직 사령관의 형사입건 사실도 공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이번 사건의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군 당국이 편법을 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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