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원에 인수계약 체결 ‘로마의 휴일’서 헵번이 먹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업체 “2020년 年매출 1000억원 달성”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여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광장 앞 계단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영화 ‘로마의 휴일’ 캡처
‘로마의 휴일’ 속 아이스크림은 134년의 역사를 지닌 ‘빨라쪼 델 프레도(Palazzo Del Fredo)’가 만든 젤라토(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다. 스페인광장 인근의 빨라쪼 매장은 1953년 영화 개봉 이후 관광명소가 됐다.
이런 빨라쪼 델 프레도를 국내 기업이 인수해 화제다. 해태제과는 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빨라쪼 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6일 밝혔다. 빨라쪼는 1880년 이탈리아 왕실 요리사였던 자코모 파시가 설립한 기업으로 2대인 조반니 파시가 ‘젤라토의 황제’라는 명성을 얻으며 인기를 얻었다. 현재 5대째인 다니엘라 파시가 운영 중이다.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는 “빨라쪼 인수는 급성장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빨라쪼의 장인정신과 기술을 활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젤라토를 선보이겠다” 말했다.
한편 해태가 빨라쪼를 인수한 배경에는 국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급성장세가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달 26일부터 전국 600여 개 점포에서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를 얹은 ‘아포카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본 후 추가로 메뉴를 확대할 계획이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폴바셋도 최근 아이스크림 메뉴를 강화했다. 폴바셋은 지난해까지 밀크티와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 2가지만 판매했지만 올해는 그린티 아이스크림을 추가했다.
소프트리와 밀크카우, 스위트럭, 밀키비, 허니비 등 중소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들도 사업을 확장 중이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생과일이나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아이스크림은 소비 불황 속에서도 ‘작은 사치’를 누리게 해주는 대표적 품목인 만큼 관련 시장은 한동안 확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