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심판진에 무한경쟁과 개혁의 바람을 몰고 올 김건태 신임 KOVO 심판위원장. 현역 심판시절 배구계의 포청천으로 유명했던 그는 지난해 12월29일 2013∼2014 NH농협 V리그 우리카드와 한국전력의 아산경기에서 주심을 맡아 심판 은퇴경기를 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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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VO 이사회, 향후 10년 위한 개혁안
1. 심판 기량 향상 위한 경쟁체제 전격 도입
2. 샐러리캡 검증위 구성 연봉 투명성 확보
3. 몰빵배구 현실 고려 토종·용병 나눠 시상
한국배구연맹(KOVO)이 2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힐튼에서 제10기 제7차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열었다. V리그 10년을 맞아 그동안 관행으로 해오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새로운 10년을 위한 개혁안을 많이 내놓았다.
● 새로운 심판위원장의 개혁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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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는 당초 황명석 심판위원장을 유임시키고 새로운 심판 투입을 통한 육성과 경쟁은 심판아카데미를 통하는 역할분담을 고려했지만 막판 하나로 통일했다. 전임 심판위원장은 인화와 하모니를 강조해 심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KOVO 이사진들은 화합보다 개혁과 경쟁체제를 통한 보다 정확한 판정을 선택했다. 배구계는 신임 김 심판위원장이 기존 심판들을 잘 아울러 단결된 역량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 샐러리캡 검증? 샐러리캡 존재 이유부터 따져봐야
이사회는 선수 연봉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V리그 출범 최초로 샐러리캡 소진율 준수여부를 확인하고 외국인선수 제도의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모색하기위해 샐러리캡 검증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남녀 대표 1명씩 구성되는 초대 샐러리캡 검증위원회 위원은 우리카드와 IBK기업은행 사무국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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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시즌 연속 우승한 팀 선수 연봉이 삭감된다면?
더 큰 문제는 상식과의 괴리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까지 7시즌 연속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샐러리캡 소진율이 99%에 육박했던 삼성화재는 6월30일까지 마감하는 선수등록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연속우승을 했는데도 모든 선수의 연봉을 깎은 계약서를 내야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샐러리캡이 1억원 올랐지만 FA선수 유광우에게 그 돈이 모두 들어가면서 생긴 일이다.
다른 구단들은 삼성화재에 선수를 내놓으라고 하지만 우승을 포기하라는 말을 고분고분 받아들일 구단은 없다. 샐러리캡을 깨지 않고도 선수를 빼앗기지 않는 방법은 많다. 규정이 그만큼 허점이 많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샐러리캡은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아보겠다는 다른 구단의 의도가 들어간 제도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이 제도에서도 삼성화재는 8번이나 우승을 했다. 샐러리캡으로는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일각에선 샐러리캡을 포기하든지 아니면 현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생산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그것이 소프트캡 제도일수도 있고 토종선수와 외국인선수에 들어가는 연봉과 모든 비용, 승리수당까지 통합해 전체 액수의 상한선을 정하는 방법도 있다.
스포츠는 투자를 잘하는 팀에 메리트가 있어야 발전한다. 우승을 원하는 팀이 마음껏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대신 구단간의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사치세를 신설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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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는 남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제도개선 등 프로배구 미래를 위한 각종 전략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기획팀(가칭)도 신설한다. 또 시상 부문도 개선한다. 그동안 외국인선수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몰빵배구’의 현실을 감안해 정규리그 MVP를 토종선수와 외국인선수로 나눠 시상한다.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동기부여를 위해서다. 기존의 기록상(득점, 공격, 블로킹, 서브, 세터, 수비상)은 폐지하고 각 포지션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베스트7' 상을 신설하기로 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