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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Cup Brasil 2014]‘홍’역 평가전 → ‘명’장 용병술 → ‘보’여줘 16강!

입력 | 2014-06-19 03:00:00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인내심 갖고 선수들 조련
후반 이근호 교체투입 적중… 1차전 무승부로 ‘절반의 성공’




“투입 시기가 딱 그때라고 봤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45)이 적시의 선수 교체로 월드컵 사령탑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렀다. 홍 감독은 18일 열린 러시아와의 경기 후반 11분에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주영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대신 이근호를 투입했다. 홍 감독은 이근호의 등을 밀면서 “후반 중반 이후에 상대 중앙 수비수들의 체력과 스피드가 분명히 떨어질 것이다. 적극적으로 공격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근호는 그라운드를 밟은 지 12분 만에 선취 골을 넣었다. 제대로 들어맞은 용병술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9월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1-2 패) 때도 후반 32분 구자철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해 용병술의 효과를 봤다. 이근호는 크로아티아전 후반 추가 시간에 만회골로 대표팀의 영패를 막았다. 홍 감독은 “박주영이 전반에 수비 부분에서는 역할을 잘해줬다. 계속 지켜봤지만 (공격 부분에서는) 그 시점에 이근호를 투입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이 용병술 한 방으로 월드컵 개막 전에 가진 평가전에서의 연이은 부진에 따른 거센 비난도 어느 정도 잠재웠다. 지난달 28일 튀니지에 0-1로 패한 데 이어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이던 10일 가나와의 경기에서도 0-4의 완패를 당하자 홍 감독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하지만 홍 감독은 “평가전은 평가전일 뿐이다. 모든 건 월드컵 본선에 맞춰져 있다”며 개의치 않고 자신이 머릿속에 그린 대로 대표팀을 이끌었다. ‘시련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는 날이 온다’는 말을 가끔 하는 홍 감독은 여기저기서 질러대는 비판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홍 감독은 선취 골을 넣고도 이를 지키지 못해 월드컵 사령탑 데뷔전 승리를 놓쳤지만 “(선수들이) 고개를 숙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첫판을 이긴 적이 없다.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는 카메룬에 0-2로 졌고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북한에 0-1로 패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멕시코와 0-0으로 비겼다. 하지만 2009년 청소년 월드컵 8강, 2010년 아시아경기와 2012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의 성적을 거뒀다. 홍 감독이 “러시아전 결과는 나쁘지 않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쿠이아바=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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