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뷰티업체들이 다이어트 식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LG생활건강 ‘청윤진 누벨 다이어트 플랜’, 아모레퍼시픽 ‘VB 슬리머 DX’, 애경 ‘V24 다이어트 프로그램’. 각 업체 제공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경 등 생활·뷰티업계 3강(强)은 최근 잇달아 ‘먹는 화장품’(다이어트 식품)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쟁탈전에 나섰다. 가장 먼저 공세에 나선 곳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이 회사는 올 4월 다이어트 식품인 ‘VB 슬리머 DX’ 제품을 전면 리뉴얼하고 광고 모델로 톱스타 전지현을 선택했다. 대대적인 제품 리뉴얼과 스타 마케팅 덕에 시판 한 달 만에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LG생활건강은 프랑스의 다이어트 전문 연구개발회사인 ‘넥시라’와 공동 개발한 ‘청윤진 누벨 다이어트 플랜’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이 제품은 출시 전 모집한 사전체험단의 다이어트 성공기가 입소문을 타며 5월 시판 열흘 만에 30억 원어치가 넘게 팔려 나갔다. 올해 초 식품사업에 뛰어든 애경의 다이어트 식품인 ‘V24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판매 57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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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의 ‘VB 슬리머 DX’ 제품 모델인 배우 전지현. 아모레퍼시픽 제공
LG생활건강은 화장품 방문판매와 자체 브랜드 매장을 통해 다이어트 식품을 유통하고 있다. 20대를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식품 브랜드 ‘씨앗’은 자체 화장품 브랜드 매장인 ‘보떼’에서, 30, 40대를 위한 ‘청윤진’은 방문판매 사원을 통해 판매한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화장품과 다이어트 식품은 소비층이 거의 같기 때문에 마케팅과 유통에서 연계하기가 쉽다”며 “앞으로 다이어트 식품 사업에 뛰어드는 화장품 업체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활용품이나 화장품을 개발하다 축적된 기술이 다이어트 식품 개발에 자연스럽게 연결되기도 한다. 애경은 화장품 개발팀이 보리와 쌀로 천연 유기농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다 우연히 발견한 성분으로 다이어트 식품을 만들었다. 애경 관계자는 “생활용품이나 화장품 기술은 결국 특정 성분을 원자화·분말화하는 것”이라며 “화장품과 다이어트 식품은 연구 결과를 공유할 수 있고, 판매 대상도 유사해 회사 차원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