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내전 악화되면 배럴당 150달러 넘을 수도” 국내 건설사 긴장… 정부 “민관 상황점검반 운영 계획”
1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13일 배럴당 109.51달러로 전날보다 2.55원(2.4%) 상승했다. 또 두바이유와 함께 세계 3대 원유로 꼽히는 북해산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113.41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106.91달러로 전날보다 각각 0.39달러, 0.38달러 올랐다.
수니파 반군세력이 이라크 북부 지역을 장악한 데 이어 수도인 바그다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이라크산 원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생산하는 원유의 11%가량(하루 33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이라크 사태와 국제유가 급등은 가뜩이나 내수 부진으로 주춤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원유의 80% 이상을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국가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지난해 국내 원유수입액 중 이라크산의 비중은 9.3%였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국내 수출기업들의 원자재 비용 부담이 크게 올라 수출이 급속히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으로 국내 주력 수출산업인 전자 자동차 수출에 비상등이 들어온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철강 등 에너지 사용이 많은 산업의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락세를 보이던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면 내수경기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국내 기업들의 건설 프로젝트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이 우려된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유전 개발과 신도시 건설사업 등 16개 한국 기업들의 건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윤상직 장관 주재로 이라크 사태 관련 긴급동향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이라크에서 사업을 벌이는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해 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수출 지원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현지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수출 및 건설 사업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