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당정청 친정체제 강화
박 대통령의 집권 2년 차 양대 국정기조는 ‘경제 살리기’와 ‘통일 대박’이다. 박 대통령이 통일 어젠다를 진두지휘한다면 경제는 최 후보자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의 파트너로 새누리당에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긴급 수혈한 것도 두 사람이 준비운동 없이 바로 ‘본게임’에 나서라는 주문인 것이다.
○ 사실상 ‘최경환 내각’
더욱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와 사회부총리를 겸할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박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이 없어 총리와 두 부총리 간 힘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평교수 출신인 김 후보자가 사회 문화 복지 등 비경제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 부동산 부양-서비스업 육성
‘2기 경제팀’의 투톱인 최 후보자와 안 수석은 부동산 부양과 서비스업 육성, 규제 완화 등의 수단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최 후보자가 큰 방향을 정하고 안 수석이 세부 정책을 조율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최 후보자와 안 수석이 과거 공식석상에서 한 발언 및 입법 활동 내용 등을 동아일보 취재팀이 분석한 결과 둘은 몇몇 정책에서 약간의 견해차가 있었지만 큰 틀에서는 성장을 통해 소비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기업정책은 중소기업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에는 현금이 넘치는 반면 중소기업은 자금난을 겪는 상황이 여전한 만큼 중소기업 지원이 기업정책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최 후보자와 안 수석이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유학하며 친분을 쌓는 등 신뢰가 돈독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강석훈,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같은 시기에 위스콘신대에서 유학해 이들 4명은 ‘위스콘신 4인방’으로 불린다.
반면 일각에서는 경제 분야 투톱 교체만으로 경제 살리기에 즉효약이 될 수 있겠냐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 대북 정책 변화 가능성
내각 개편에서 윤병세 외교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유임됐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대통령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만 새로 내정했다. 외교안보팀 면면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2기 내각에서의 대북(對北) 정책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감동 없는 ‘세월호 인선’
‘6·13개각’을 끝으로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청와대와 내각의 인적 쇄신이 마무리됐다. 조윤선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나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는 40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발탁 등이 눈에 띄지만 큰 감동은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은 개혁성과 국민의 눈높이 등을 인선 기준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문 총리 후보자나 김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인사들이 주로 발탁됐다. 측근들을 전진 배치한 것 이외에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새로 임명된 인물의 면면을 보면 새로움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인사 폭이 넓어졌거나 소통을 위해 깊이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아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