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범 박사의 재미있는 수면이야기]
진료실을 찾은 불면증 환자가 뇌파되먹이기 치료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DB
신홍범 박사
잠을 자려고 할 때는 뇌의 활동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불면증 환자의 뇌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환자들은 자려고 누우면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고 말한다. 또 이런 생각을 중단하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 잠을 못 잘 것 같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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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수면제는 수동적으로 뇌기능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한편 우리 뇌가 능동적으로 상태를 조절해서 잠들기 좋은 상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우리 뇌가 스스로 뇌 기능을 조절하도록 훈련하는 뇌파되먹이기(Neurofeedback) 치료가 그것이다.
뇌파되먹이기는 환자의 뇌파를 측정해서 그 양상을 알려주고 환자가 특정 뇌파 즉 잠자는 데 도움이 되는 뇌파를 강화시킬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치료법이다.
1971년 스터먼 박사가 SMR파(뇌의 감각운동피질 뇌파)를 이용해 간질을 치료하는 데 성공한 이후 뇌파되먹이기는 알코올중독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 연구팀은 뇌파되먹이기를 불면증 환자에게 적용해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뇌는 신경망으로 구성되어 있고 신경망은 훈련을 통해서 바뀔 수 있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다. 뇌파되먹이기 치료는 뇌파를 이용해서 뇌의 상태를 바꾸어주는 비약물적인 치료법이다. 불면증과 같이 뇌가 적절하지 않은 시간에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있는 경우에 뇌파되먹이기 치료는 뇌 상태를 안정시켜 잠들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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