兪 핵심측근 차량 해남CCTV서 확인… 마산면 영농조합 덮쳤지만 검거 실패 목포 도주정황도… 순천 포위망 뚫린셈 檢, 구원파 순천총무 등 7명 체포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의 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집결한 신도들이 8일 오후 검찰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에 불만을 나타내며 항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성=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8일 유 전 회장이 해남 지역에서 은신한 흔적을 발견하고 해남 마산면 우정영농조합과 일대를 집중 수색했다. 검경은 유 전 회장의 핵심 측근인 금수원 이석환 상무(64·잠적) 측 승합차와 이를 뒤따르는 1t 트럭이 전남 영암 및 해남 일대 폐쇄회로(CC)TV에 잇달아 찍힌 사실을 확인했다. 검경은 경찰력 100여 명을 투입해 영농조합 주변을 에워싸고 순천시 서면 학구리의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확보한 유 전 회장의 속옷 및 옷가지의 냄새를 맡은 경찰견까지 동원해 수색을 벌였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검경은 해남 주변에 20개 검문소를 차렸고 검문 빈도를 대폭 늘렸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순천지역 총무 최 씨를 비롯해 신도 10명을 체포했으며 3명을 석방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을 숨겨주던 추 씨가 지난달 24일 밤 체포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최 씨가 다음 날인 25일 새벽 승합차를 이용해 유 전 회장을 도피시키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 씨의 선배이자 다판다 순천지점장인 서모 씨, 구원파 순천교회 성인회 신도 최모 씨 부부, 해남 일대 매실농장 관리자 이모 씨, 경기 안성시 소재 양계장 관리 담당 이모 씨 등을 체포했다.
유 전 회장 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16일 재판이 시작되는 계열사 대표 8명의 공소유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부 피의자와 참고인이 진술 번복 조짐을 보이는가 하면 보복을 두려워해 법원의 출석 명령에 따를지도 불투명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7일 유 전 회장의 처남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64)를 수십억 원 배임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권 대표는 유 전 회장의 부인 권윤자 씨(71)의 동생이자 구원파 창시자인 권신찬 목사의 아들로 유 전 회장의 친인척 중 첫 구속자다.
한편 구원파 신도 1500여 명은 금수원 정문에서 “검찰이 금수원 내부 수색 당시의 약속을 어기고 충분한 증거도 없이 신도를 체포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검찰은 “구원파는 검찰의 약속을 운운하기 전에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돕지 말고 대한민국 법질서부터 지켜야 한다”고 응수했다.
인천=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해남=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안성=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