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과정 다큐 만들어 영화제 수상 濠 크로스씨 전세계 돌며 비법 전수
2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의 한 레스토랑에서 만난 ‘야채 주스 전도사’ 조 크로스 씨(48)가 현장에서 직접 만든 주스를 들어 보였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크로스 씨는 의사의 충고를 넘어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두 달 동안 과일과 야채로 만든 주스만 마시고 다른 음식은 모조리 끊기로 한 것이었다. 의지를 다지기 위해 ‘주스 단식’을 실천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기로 했다. 60일 후 그는 35kg을 뺐고, 두드러기성 혈관염은 사라졌다.
이 과정은 ‘뚱뚱하고, 병들고, 거의 죽을 뻔한(Fat, Sick & Nearly Dead)’이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미국 아이오와 독립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DVD는 지난해까지 700만 장 팔렸다. 주스 만드는 법과 그의 경험을 담은 책도 10만 권 이상 팔리며 세계적인 야채·과일 주스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주스 단식은 다이어트 방법이 아닙니다. 인간과 식물의 단절된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겁니다. 현대인은 주로 동물성 식재료와 가공식품으로 영양을 채우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공급받지만 식물에만 있는 미량 영양소는 얻을 수 없습니다. 암 당뇨 뇌경색 알츠하이머 등 현대 질병은 미량 영양소가 없어서 생깁니다.”
현재 크로스 씨는 햄버거 피자 등 패스트푸드는 거의 먹지 않는다. 아침 점심은 야채 주스와 아몬드 과일 스무디로 해결하고 저녁은 일반 식단으로 먹는다. 주스 단식은 1년에 두 번 15일씩 한다. 그럼에도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이다. 그는 “정말 좋아하지만 많이 참는다. 3주에 한 번 특별할 때만 먹는다”고 했다.
그를 만나기 전 기자도 5일간 주스 단식 리부트를 체험했다. 케일 셀러리 적양배추 토마토 사과 오렌지 등으로 주스를 만들어 들고 다녔다. 처음 이틀 동안은 야채 주스의 쓴맛에 힘들었지만 점점 마시기 편안해졌다. 하루 2L 이상 마시니 배가 고프지는 않았지만 자극적 음식의 유혹을 참는 건 괴로웠다. 그러나 더부룩했던 속이 편해졌고 아침엔 눈이 쉽게 떠졌다. 체중은 3kg 가까이 줄었다.
크로스 씨는 “과일과 야채 비율을 50 대 50에서 시작해 점차 20 대 80으로 바꾸면 적응하기 쉽다”고 조언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