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통하는 사람끼리 마을 만들고 입주민도 내 손으로 뽑아 시세보다 저렴한 지역조합주택도 가입자격 완화 힘입어 인기 부활
제주 제주시 조천읍 와산리 일대에 조성되는 협동조합형 마을 ‘제주 조천 스위스마을’의 조감도. 스위스라는 테마에 맞춰 점포들을 구성하고 인테리어도 꾸밀 예정이다. 수목건축 제공
“저는 커피숍을 하고 싶은데 다른 분들과 업종이 겹치면 어쩌죠?”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주 조천 스위스마을’ 설명회 현장. 설명회는 당초 예정됐던 2시간을 훌쩍 넘겨 4시간 동안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사업을 총괄하는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취미와 인생관을 공유하는 이들이 한마을에 살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주거공간을 만들자는 게 이 마을의 취지”라며 “사전교육 등을 통해 조합 운영에 적합한 입주민을 엄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심사나 인생관이 비슷한 사람들이 한마을에 모여 사는 ‘소셜 하우징’과 조합을 결성해 공동주택을 짓는 ‘조합형 주택’이 최근 주택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스위스마을 주택의 1층은 마을 테마에 맞는 상점으로, 2, 3층은 관광객을 겨냥한 민박형 게스트하우스나 거주공간으로 활용된다. 조합원들은 이 밖에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카페 등 공동 사업도 운영한다. 신흥 주거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제주도의 인기에 힘입어 19일 열린 설명회에는 베이비붐 세대뿐 아니라 30, 40대 참가자들이 많이 몰렸다.
서울시도 지난해 말 중구 만리동에 들어설 협동조합형 공공임대주택 ‘예술인 마을’ 입주자를 모집했다. 공공임대주택 대상자 가운데 문학 연극 영화 미술 건축 등 예술 분야 종사자들로 입주자를 한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협동조합 취지에 맞춰 이웃을 존중하고 함께 지역사회에 기여할 의지가 있는지 등을 따져 29가구를 최종 선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부산 남구 대연2지구에서 분양에 나선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대연마을 월드메르디앙’은 신청자들이 밤샘 줄서기에 나서는 등 인기를 끌어 조합원 모집이 조기에 마감됐다. 3.3m²당 분양가가 750만 원으로 주변 시세(900만∼1000만 원)보다 싸고 부산에서 진행한 지역주택조합 사업 최초로 동·호수 추첨제를 도입한 점이 주효했다. 이 단지의 분양 성공에 힘입어 부산에선 다음 달 부산진구 당감동 ‘신가야 지역주택조합’이 조합원 모집에 나서는 등 훈풍이 퍼
지는 조짐이다.
:: 소셜 하우징(Social Housing) ::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이들이 커뮤니티를 이뤄 같은 공간에 어우러져 살면서 공동체 또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공동 주거 방식.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