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챔피언이다.” 서울고 선수들이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제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용마고를 11-3으로 꺾고 우승이 확정된 순간 두 손을 치켜들며 필드 위로 뛰쳐나오고 있다. 서울고는 개교 이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잠실|변영욱 동아일보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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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사자기 제패한 사나이들의 눈물
2007년 사령탑 물러난 김병효 감독
야구에 회의 느껴 냉동창고 인부로
2009년 다시 지휘봉…꿈같은 반전
MVP 남경호 12.2이닝 3실점 역투
프로 진출 때 상위 순번 지명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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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효 감독 눈물 펑펑…냉동 창고에서 일하며 한때 야구 포기
김 감독은 20일 잠실구장에서 마음껏 울었다. 서울고 제자들이 제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스포츠동아·동아일보사·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에서 용마고를 11-3으로 꺾고 우승을 확정한 직후였다. 김 감독에게 눈물의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참 많았는데, 우리 선수들에게 이렇게 강한 모습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해서 감동적이었다. 만감이 교차하면서 나도 모르게 울어 버렸다”
파란만장한 길이었다. 김 감독은 2007년 9월 봉황대기 대회를 마친 뒤 서울고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서울고가 대통령배 대회 결승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에이스 이형종(LG)이 마운드에서 울면서 공을 던졌던 바로 그 해였다. 김 감독은 “지도자 생활에 회의를 느꼈다. 속초에 있는 냉동 창고에서 일하면서 야구를 포기하겠다는 다짐을 수없이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모교는 1년 반이 흐른 2009년 여름, 다시 김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감독도 마음을 다잡고 팀과 자신을 추슬렀다. “다시 감독이 되면서 이렇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선수들이 매일 우승을 꿈꾸면서 혹독한 훈련을 참아준 것 자체가 고맙다”고 했다.
서울고의 우완투수 남경호는 대회 5경기에서 12.2이닝 3실점으로 3승을 따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남경호는 팀의 에이스와 마무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잠실|변영욱 동아일보 기자 cut@donga.com
● MVP 남경호 “우승 후 교가 부르니 감격”…스카우트 “프로 상위 순번에 지명될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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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호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12.2이닝을 던지면서 고작 3점만 내줬다. 3승 무패, 방어율 2.13. 에이스 최원태가 대회 2주 전 부상을 당해 에이스와 마무리투수 역할을 겸업했다. 사실상 서울고를 결승전까지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다. 남경호는 “기분이 정말 좋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벅찬 가슴부터 눌렀다. “워낙 잘 친 타자들이 많아서 내가 MVP일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경호를 유심히 지켜본 LG 정성주 스카우트 차장의 의견은 달랐다. “시속 140km대의 힘 있는 직구를 던지고, 무엇보다 경기 중에 자신의 공을 던질 줄 안다”며 “제구가 다소 흔들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더 좋은 투수로 성장한 것 같다. 프로에서 충분히 상위 순번에 지명될 만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잠실|배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