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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촛불시위대 “청와대로”… 유족들은 불참

입력 | 2014-05-19 03:00:00

[세월호 참사/눈물의 팽목항]
주말 서울 도심 행진… 경찰과 충돌




경로이탈 시위대 막아선 경찰 18일 저녁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세월호 추모 청년모임’ 회원 등 200여 명이 집회를 가진 뒤 청와대로 행진하려고 하자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이들 중 수십 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세월호 참사 이후 서울 도심에서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17일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대응 각계 원탁회의’가 ‘범국민 촛불행동’ 집회를 개최해 주최 측 추산 5만 명(경찰 추산 1만1000명)이 참가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정치색을 띤 집회에는 불참한다는 원칙에 따라 참가하지 않았다.

이날 집회에선 세월호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특별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고등학교 2학년 딸을 둔 권혁선 씨(52)는 “울분, 분노, 미안한 감정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왔다”고 말했다.

청계광장 한쪽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위한 서명과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을 받기도 했다. 오후 8시가 넘자 참석자들은 보신각을 지나 종로3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 중 일부는 “박근혜는 퇴진하라” “청와대로 행진하자”는 구호를 반복적으로 외쳤고 500여 명이 종로3가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이들은 종로구 계동 방면에서 경찰에 막혔으며 경찰은 3차례 해산명령을 내렸으나 불응하자 115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미성년자 등을 제외한 113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예정이다. 행진은 이날 오후 10시경 마무리됐다. 원탁회의 측은 24일 같은 곳에서 다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촛불집회 장소 맞은편인 동화면세점 앞에선 경우회, 고엽제전우회 등 5000여 명(경찰 추산 1000명)이 ‘세월호 애도 분위기 악용세력 규탄 국민대회’를 오후 5시 반부터 열었다.

유가족들은 이들 집회가 잘잘못을 가려내고 사건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한다는 점에서는 반가워하면서도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것은 우려했다. 한 유가족은 “이럴 때 국가가 탄탄해야 하는데, 이걸 기회로 자기 뜻을 주장하는 건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8일 오후에도 서울 시내를 행진하던 일부 시위대가 “청와대로 가자”고 선동해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 추모 청년 모임’ 회원 1명이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연행됐다. 경찰은 시위대가 신고한 행진로를 벗어나자 길목을 차단하고 이들 중 일부를 연행했다.

이건혁 gun@donga.com·임현석 / 안산=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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