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의 외국인포수 비니 로티노(아래)의 포구자세가 화제다. 로티노는 국내선수와는 달리 포수 시 오른손을 미트 뒤에 숨기는데 이 자세는 빠른 송구와 어깨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스포츠동아DB
■ 넥센 로티노 미국식 ‘포구 자세’ 화제
국내 포수들은 허벅지 뒤로 빼지만
로티노는 오른손을 미트 뒤에 숨겨
미국에서는 로티노식 포구폼 권장
부상 위험은 크지만 빠른 송구 장점
당시 함께 뛰었던 김기태 전 LG 감독은 “프랑코를 보면서 프로선수로 그라운드 밖에서도 지켜야 할 매너와 몸가짐, 철저한 자기관리, 경기에 패한 날 서로 지켜야 할 예의 등 많은 것을 느꼈다”고 추억했다.
문화적인 측면과 함께 경기력도 외국인선수들로 인해 새롭게 눈을 뜨는 부분이 많았다. 슬라이더와 커브만 파고들던 많은 투수들이 외국인투수들을 보며 서클체인지업과 컷패스트볼을 익혔다. 타자들은 웨이트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느꼈다. 수비와 주루 등에서도 많은 국내선수들이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단 한 가지 포지션, 포수만은 예외였다. 외국인선수가 없는 유일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사실상 첫 외국인포수 1호인 넥센 비니 로티노는 그 영역을 깨고 있다. 벌써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3경기, 마이너리그에서 305경기 포수로 출전한 로티노는 국내선수들과 달리 포구 시 오른손을 미트 뒤로 숨긴다. 국내포수들이 파울 타구에 맞는 부상을 막기 위해 허벅지 뒤로 완전히 숨기는 것과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처음 로티노가 이 같은 모습을 보였을 때 일부에서는 ‘역시 전문포수가 아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의 대다수 포수들이 이 같은 자세로 공을 받는다. 미국에서 제작된 다수의 야구 코칭 동영상도 로티노의 자세와 같다.
왜 한국과 미국야구에 이런 차이가 있는 것일까.
포수 출신인 NC 김경문 감독은 14일 “솔직히 3∼4년 전부터 고민했던 부분이다. 미국에서 보고 ‘우리도 해볼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블로킹 한 후 공을 집거나, 2루로 송구할 때 확실히 로티노 같은 스타일이 유리하다. 그러나 그만큼 오른손 부상 위험은 높다. 포수가 오른손을 파울 타구에 맞으면 기본적으로 매우 큰 부상이다. 한 시즌을 날릴 수도 있다. 그래서 허벅지 뒤로 숨긴다”며 “포수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상 위험을 감수하면서 간결한 동작을 하도록 할 것인가는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로티노의 자세는 김 감독의 말처럼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분명히 장점은 있다. 많은 지도자들이 참고할만한 가치가 커 보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