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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맹주’ 내세운 與 vs ‘강성여걸’ 선택한 野

입력 | 2014-05-09 03:00:00

여야 원내대표 동시 선출
‘세월호 참사 수습’ 첫 시험대




8일 여야의 새 원내 사령탑이 선출됐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19대 국회 후반기 첫 1년을 책임지게 된다.

이 신임 원내대표는 러닝메이트인 주호영 정책위의장과 함께 단독 출마해 사실상 추대됐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결선투표 끝에 전체 투표 참여자 128명 중 69표를 얻어, 59표를 얻은 노영민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두 원내대표 모두 영·호남이라는 각 당의 표심 텃밭을 지역구로 두지 않은 의원이 뽑혔다. 친박(친박근혜), 친노(친노무현)라는 뚜렷한 계파가 버틴 양당에서 계파색이 엷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이완구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의 지역구는 충남 부여-청양이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때부터 충청권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의원은 정치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한 원조 친박도 아니다. 2009년 12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충남지사직을 내던지면서 박 대통령의 강한 신뢰를 얻은 것이 정치적 자산이 됐다. 이달 중순 당 지도부가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면서 그는 비상대책위원장직도 겸하게 된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나는 친박(이라고 불리는 계파의 일원)이 아니라 친박근혜계다”라며 계파를 뛰어넘을 것임을 강조했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유리천장’을 깼다. 여성 의원이 주요 정당의 원내대표로 뽑힌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박 원내대표는 MBC 기자를 거쳐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했다. 당 대변인,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등을 거쳤다.

박 원내대표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제가 계파가 없지 않나. 이번 원내대표 선출이 새정치연합이 계파를 초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원내 사령탑 앞에는 세월호 참사 수습을 포함한 현안이 즐비하다. 당장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 여부를 놓고 한 치 양보 없는 기 싸움을 벌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19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등 줄다리기를 해야 할 이슈도 지뢰처럼 깔려 있다.

두 원내대표는 이제 진정한 협상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최전선에 섰다. 정치권은 이를 주목하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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