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입시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의·치대, 한의대에서 지역 고교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는 규정이 신설돼 상위권 입시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입시에서는 상당수 의대와 치대가 기존 의학, 치의학전문대학원 대신 학부 체제로 돌아가면서 의·치대 선발 인원은 지난해보다 1000명가량 늘었다. 입시 학원가에는 이를 노리고 재수, 삼수에 나선 상위권 수험생이 적지 않다. 의대를 지망하는 지방 학생들은 지역 할당에 따른 혜택을 보는 반면 수도권 학생들은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줄어 수도권 역차별 논란이 예상된다. 》
올해 입시부터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의대 치대 한의대는 해당 지역 고교 출신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해야 하기 때문에 입시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학부모, 학생들을 위한 입시설명회. 동아일보DB
시행령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한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의 의·치대와 한의대는 모집 인원의 30%, 강원권 제주권은 모집 인원의 15%를 지역 인재로 선발해야한다. 이를 적용하면 의·치대, 한의대의 경우 총 모집 인원 3479명 중 최소한 705명 정도를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게 된다. 확정 인원은 각 대학이 ‘2015학년도 모집요강’을 발표할 때 공개한다.
수시 선발의 경우 수능 최저기준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인재전형의 수능 최저기준이 일반전형 수준으로 높다면 지역인재전형에서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와 일부 모집 인원이 정시 모집으로 이월될 수도 있다. 반대로 일반전형보다 수능 최저기준이 낮으면 내신성적이 좋은 수험생들이 지역인재전형으로 쏠리면서 일반전형의 지원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현재 지방 의대는 수시에서 대체로 학생부 성적과 면접을 통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수시에서 학생부 성적이 최상위권인 수험생들의 지원이 몰리면 학생부 교과 성적보다는 서류와 면접의 영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수도권 역차별 논란
이 때문에 의·치대의 지역 할당이 수도권 수험생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어떤 학교라도 괜찮으니 의대만 가면 된다’는 학생이 많아 수도권 수험생들의 불만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다가 지난해 4월 기준 전체 고교생 189만3303명 중 서울(33만4123명), 경기(46만580명), 인천(10만5310명) 등 수도권 소재 학생들은 90만13명으로 전체 고교생의 절반인 47.5%에 달했다. 수험생이 수도권에 집중된 상태에서 지역 고교에만 특혜를 주는 것은 더 문제라는 불만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역인재전형을 노린 새로운 입시 편법이 나타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 지방 고교 출신 수험생이 수도권 수험생에 비해 눈에 띄게 의대에 들어가기 쉬운 결과가 나온다면 학부모들이 지방에 있는 고교로 자녀를 전학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지금도 서울의 학부모들은 서울대 농어촌전형을 노리고 6년인 농어촌 거주 조건을 채우기 위해 중1 때부터 서울 근교의 농어촌으로 이사를 간다”며 “이런 상황에서 지역인재전형의 요건이 지방 고교 졸업뿐이라면 학부모 입장에서 전학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