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류현진의 컨디션 상태를 척도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게 1회 직구 구속이다. 1회 직구 빠르기가 평균 146km(91마일)로 측정되면 타자를 압도한다. 류현진이 경기 주도권을 쥐었다. 대부분의 경기가 그랬다. 그러나 141km(88마일)이 전광판에 찍히면 고전이 예상된다. 실제로 3,4실점을 내주는 경기들이 주를 이뤘다. 콜로라도전에서 1회 류현진의 직구 스피드는 141km(88마일), 142km(89마일)였다. 한 두 개는 146km(91마일), 147km(92마일)가 나왔지만 평균 직구의 구속은 141km였다.
류현진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처럼 강속구로 타자를 요리하는 투수가 아니다. 제구력과 구속의 완급조절로 타자를 공략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직구의 스피드는 146, 147km로 뒷받침돼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의 레퍼토리가 위력을 떨친다. 콜로라도전에서는 직구 구속이 떨어지면서 대량실점을 했던 것이다. 6회 강판의 빌미가 된 조시 러트리지의 3점 홈런은 직구 142km였다. 볼도 높아 7번 타자인 러트리지도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좋은 코스였다. 러트리지의 2014년 첫 홈런이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이 매우 빠르게 느껴지지만 실질적으로 측정하면 선발투수의 평균 구속은 147km정도다. 불펜투수들은 선발보다 훨씬 빠른 볼을 갖고 있다. 류현진의 구속도 메이저리그 평균급이다. 하지만 콜로라도전에서는 평균보다 떨어졌던 터라 집중 9안타를 허용하고 6실점으로 부진했던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